"트럼프, 16일 쿠바 정책 발표"…여행금지, 대사관 존치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쿠바에 대한 제재 강화 방안을 포함한 대쿠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 등이 15일 보도했다.


백악관 관리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쿠바와 인접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연설을 통해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완화한 쿠바 제재 일부를 부활시키는 내용의 대쿠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복원된 외교관계와 상업관계를 전면 무효화 하는 건 아니지만, 미국인의 쿠바 여행을 엄격히 금지하고 쿠바 군사정권과 관련된 기업과의 직접적인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라고 관리들은 전했다.
명목적이긴 하지만 미국인의 쿠바 관광은 여전히 불법이다. 교육, 종교, 인도적 활동 등 미국 정부가 정한 12개 항목에 부합할 때만 가능하다. 쿠바를 여행하는 미국인은 방문 목적이 12개 항목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관리는 그동안 쿠바 여행 규제가 너무 느슨하게 적용됐다며 규제가 더 강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백악관 관리들은 또 미국 기업과 쿠바 기업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거래가 쿠바 군사정권에 이익이 되는지를 꼼꼼하게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미국 대사관은 그대로 둘 전망이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말에 폐기한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을 되살리지 않을 방침이다.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은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온 쿠바인들을 비자 없이 합법적인 거주자로 인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쿠바에 미국과 협상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제시할 전망이다. 정치범 석방, 자유선거 실시, 근로자들에게 대한 임금 지급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4년 12월 국교 정상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급격히 풀리기 시작했다. 그가 지난해 초 미국 대통령으론 1928년 캘빈 쿨리지 이후 88년 만에 처음이자 두 번째로 쿠바를 방문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양국은 2015년 상대방 수도에 다시 대사관을 개설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만남도 성사됐다.

지난해 여름엔 두 나라 사이에 반세기 만에 정기 항공편 운항이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