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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송정렬의 Echo]

송정렬의 Echo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입력 : 2017.06.19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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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어느 일요일. 한가롭게 뉴욕타임스를 뒤적이다 한 전면광고에 눈이 크게 떠졌다. 일단 제목이 도발적이었다. '일런 : 트럼프를 버려라'(Elon : Dump Trump).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형식의 광고였다.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한 스타트업 투자가가 40만 달러(약 4억5000만원) 자비를 들여 뉴욕타임스 등 4개 매체에 게재한 광고였다.

공개편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당신은 기후변화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기후변화에 맞선 싸움에 재앙이다. 트럼프는 기후변화 프로그램과 규제를 없애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당신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한 마디도 안했다. 트럼프의 자문위원회에서 사임해라.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반대의사를 말해라."

한마디로 취임 초기의 서슬 퍼런 세계 최고 권력자와 '맞짱'을 뜨라는 공개적인 요구다. 기업인들의 현실참여 발언이 활발한 미국이라서 그럴까. 우리 정서와 문화엔 낯설다. 하지만 광고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간다. "당신이 만일 트럼프의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면 당신이 선택하는 자선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 웃으면서 머스크를 선택의 벼랑 끝으로 밀어붙인다. ‘머스크 당신은 인류 미래의 설계자냐, 아니면 위선자냐’ 택일하라.

하지만 상대가 상대다. 너무 벅차다. 전기자동차, 태양에너지, 심지어 우주여행까지 세상을 바꾸고, 인류 미래를 그리는 머스크에게도 말이다. 팀 쿡 애플 CEO 등 수많은 기업인들과, 렉스 틸러슨 국무부장관까지 설득에 나섰지만 요지부동.

어찌 보면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는 이미 지난해 트럼프 당선으로 예고된 재앙이었다. ‘기후변화는 실제가 아니다’고 믿는 사람에게 과연 누구의 말이 먹혀들겠는가. 결국 머스크도 결국 ‘기후변화는 실제다’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씁쓸하게 백악관 자문직을 떠났다.

트럼트의 선택은 정치인 트럼프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비즈니스세계에서 갈고 닦은 협상의 기술과 강한 승부욕은 후보시절 트럼프에겐 최대의 무기였다. 그는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그들이 열광하고, 자신에게 표가 몰릴지를 정확히 간파했다. 그 덕에 백악관에 입성했다.

문제는 당선 이후다. 대통령 트럼프는 여전히 후보시절 스타일을 고집한다. 글로벌 리더십도, 국제관계도 안중에 없다. 하지만 어디 미국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얄팍한 협상기술과 배짱 두둑한 승부욕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 국내외적 마찰계수는 올라가고, 국정지지도는 바닥을 긁는다. 그럴수록 트럼프는 열성지지층에 더욱 집착하며, 더 큰 무리수를 던진다.

트럼프는 파리협약 탈퇴의 명분으로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웠다. “나는 파리가 아닌 피츠버그를 대표하기 위해 선출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규제를 풀어 자신의 지지기반인 ‘러스트벨트’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제조업 부활가는 현재 미국경제엔 한참 철지난 레퍼토리다. 지금 미국을 먹여 살리는 것은 제조업이 아니다. 현재 미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과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2%, 8.5%에 불과하다.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무엇보다 파리협약은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과제에 대한 전 세계 국가의 공동전선이다. 최대의 경제대국이며 세계 2위 탄소배출국인 미국의 일방적인 이탈이 미국만의 문제로 치환될 순 없다.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파리를 대표하는 젊은 대통령 에마뉘엘 마카롱이 트럼프에 한 방 날렸다. 사실 과거의 미국은 공과를 떠나 ‘지구를 위대하게’라는 가치와 신념을 갖고 글로벌 이슈들에 앞장섰기에 위대한 국가 반열에 올라섰다. 할리우드영화 속 히어로들처럼 말이다. 그 가치와 신념들이 무너지고 있다. 트럼프의 역주행 때문이다. 이러다 미국 신문에 ‘미국 : 트럼프를 버려라’라는 광고가 도배되진 않을지.

송정렬
송정렬 songjr@mt.co.kr

절차탁마 대기만성(切磋琢磨 大器晩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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