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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처럼 살다 사망한 아내 재산 달라는 남편… 법원 "자녀 몫이 80%"

[the L]"기여분으로 상속재산 결정…'추정적 의사' 반영해 실질적 공평 도모"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입력 : 2017.06.19 21:41|조회 : 1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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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이혼소송을 냈지만 유책배우자(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해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로 인정돼 이혼하지 못한 남편이 부인이 사망하자 나타나 상속재산을 달라며 자녀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은 자녀들의 기여분을 폭넓게 인정해 남편 몫의 상속재산을 줄였다. 다만 '법적' 남편이라서 아내의 상속재산 일부를 유류분으로 인정해 지급하도록 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권양희)는 19일 남편A씨가 부인E씨 사망 후 자녀들을 상대로 '상속재산 분할' 심판청구를 하자, 자녀 두 명의 기여분을 각각 40%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총 80%가 자녀들의 기여분으로 인정돼서, 부인의 상속재산 2억8800만원 중 남편 몫으로는 두 자녀의 기여분을 인정하고 남은 재산 중 배우자 법정상속분에 해당하는 1920여만원이 인정됐다. 자녀들의 기여분이 적게 인정됐다면 남편 몫은 더 많았다.

남편과 부인이 사실상 이혼한 것처럼 살았더라도, 법적 배우자라면 상속 재산을 받을 자격이 있다. 법적으로 공동 상속인은 상속재산을 정해진 비율에 따라 나눠갖는데, 피상속인, 즉 재산을 남겨두고 사망한 이를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을 유지하고 불리는데 특별한 기여가 있다면 상속재산의 몫을 정할 때 고려된다.

이를 기여분이라고 한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공동상속인에게 재산이 실질적으로 공평하게 나눠지게 하기 위해서"라며 "상속 금액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을만큼 기여했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1982년경부터 E씨와 별거를 하고, 공장을 운영하면서도 가족들에게 양육비나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 아무 연락도 없이 공장을 수차례 이전해 E씨가 A씨에게 연락을 하기도 어려웠다. 이후 A씨는 E씨에게 이혼 청구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긴 이유는 A씨에게 있다며 이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E씨가 투병생활을 할 때도, 장례식장에도 A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남처럼 살다 죽은 부인에게 재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녀들에게 자신의 몫을 달라며 '상속재산분할' 심판 청구를 냈다.

E씨를 돌본 것은 자녀들이었다. 장녀인 B씨는 2002년 취직을 한 이후부터 매달 E씨에게 약 70만원의 생활비를 보냈다. E씨가 사망할 때까지 한 집에 같이 살면서 챙겼고, E씨가 투병생활을 할 때는 병간호를 도맡아 했다.

아들인 C씨 역시 2003년부터 매달 50만원의 생활비를 E씨에게 보냈고, 2006년 한의원을 운영하면서부터는 매달 100만원의 생활비를 보냈다. E씨가 병원에 입원에 투병생활을 시작하자 한의원 문을 닫고 간병했다.

병원비와 장례비 등도 모두 B씨와 C씨 몫이었다. 재판부는 이들이 "부모와 자식 사이 통상 기대되는 수준 이상으로 어머니를 특별히 부양했다"며 상속재산에 대해 각각 40%의 기여분을 인정했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유책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와 법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법적 상속인으로 인정된다해도 자녀 등 다른 상속인들의 기여분이 상당한 비율로 인정되면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속재산이 줄어든다"며 "유언을 남기지 않고 사망했어도 상속재산분할에 망인의 추정적 의사를 반영하고 공동상속인 사이 실질적 공평을 도모한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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