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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경제단체, 맡은 바 본분을 다하자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입력 : 2017.06.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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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전망 좋은' 기자실로 불렸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기자실이 지난 12일 이사를 했다. 전경련이 지난 2013년 말 준공한 전경련회관 44층에 위치해 국회를 내려다보이는(?) '명당' 자리에 있던 널찍한 기자실은 지난주 3층의 좁은 공간으로 옮겨졌다.

공간의 변화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건 자주 소통했던 임직원들의 빈자리다. 그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전경련 안살림의 '빈궁함'을 이유로 일자리를 잃었다.

문득 지난해 9월 말 전경련 출입기자단 세미나 자리가 떠올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을 당시였다. 과거 같았으면 전경련과 출입기자간 '친선'을 위한 자리였지만,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에 기자들의 불편한 질문이 이어졌다.

"처음에 (재단 설립을) 하자고 한 건 기업들이다. 앞으로 관리 잘해서 이게 외압에 의한 게 아니고 경제계 사업인 걸 보여주겠다"

당시 전경련을 실질적으로 이끌던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이렇게 해명했다. 그는 나중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전경련 고위급들은 기자들의 질문에는 '모르겠다'로 일관했다. 주요 기업을 대표해 한국 경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던 그들의 '스마트'한 두뇌는 그날 작동을 멈춘 듯 보였다.

불과 몇 달 뒤 전경련은 몰락했다. 전경련 연간 회비의 80% 가량을 내던 4대 그룹이 모두 탈퇴하자 조직이 뿌리 채 흔들렸다. 기업들이 전경련 '존재의 이유'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낀 것이 결정타였다.

출범 1개월을 갓 넘긴 문재인 정부와 재계 간 만남이 진행 중이다. '재벌개혁'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재계는 긴장감 속에서 상견례를 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고위 관계자가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했다가 엄청난 곤욕을 치렀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강한 어조로 경고를 보냈고, 문 대통령도 '진지한 성찰과 반성부터 하라'며 질타했다. 이에 해당 단체는 몸을 바짝 낮추고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경제단체로 '전염'됐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의 만남에서 단체장이 한 발언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이례적으로 해명자료까지 내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주어와 목적어도 없는 두리뭉실한 발언이었지만,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경제단체들은 각각의 설립 목적이 있다. 기업, 업계, 더 나아가 경제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설립됐다. 회원사들이 회비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각자 자기 소리를 낼 수 있어야 정상이다. 제 자리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을 충실히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비정상의 정상화'의 핵심이다.

[우보세]경제단체, 맡은 바 본분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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