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각 세우던 팀쿡 6개월 만에 회동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등 미국 주요 IT 기업 수장들이 '가짜뉴스' 논란으로 각을 세워오던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정부 전산망 개혁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 위해서다. IT 기업 수장들은 트럼프 정부의 전산망 개혁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동시에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완화책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19일(현지시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그리고 구글 등 12개의 미국의 대표 IT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만나 1조 달러(1137조 원) 가량의 전산망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6개월 전에 가진 1차 회동에 이어 두 번째 회동이다.

트럼프 정부는 낙후된 공공 부문의 전산 서비스를 민간 부문의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이번 회동을 추진했다.

수십 년 전의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던 정부의 전산망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게 되면 향후 10년간 최고 1조 달러 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정부의 분석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낡은 연방 정부의 기술을 개편해 국민들에게 더 안전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최근까지 팀쿡 등 IT업체 대표들은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반발로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파리협약 탈퇴를 비난하는 등 트럼프 정부와 각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왜 이들은 트럼프 정부의 콜(부름)에 응답했을까?

CNN 방송은 이번 회동에 참석한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와의 충돌 대신 기회를 본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백악관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이민 등 다소 예민한 주제에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팀쿡은 트럼프 정부에 H-1B 비자 등의 이민법, 암호화, 인권의 중요성 등과 같은 예민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의회와 함께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 의뢰해 미국 기술위원회(American Technology Council)를 만들고 2차 ‘테크 서밋’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