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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명소 맞아?"…'서울로' 한달, 균열·더위로 '몸살'

갈라진 바닥·말라가는 식물…한낮 더위에 방문객 발길 '뚝'

머니투데이 모락팀 남궁민 기자 |입력 : 2017.06.21 06:28|조회 : 6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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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갈라진 서울로 편의시설 바닥. 개장 직후부터 문제가 발생했지만 한달째 수리되지 않고 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곳곳이 갈라진 서울로 편의시설 바닥. 개장 직후부터 문제가 발생했지만 한달째 수리되지 않고 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방문객 203만명, 서울시 새로운 명소'. 서울시가 개장 한달을 맞은 '서울로 7017'(이하 서울로)의 홍보에 연일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시는 수백만명의 방문객이 찾을 만큼 서울로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됐다고 내세운다. 하지만 20일 기자가 찾은 서울로는 완공됐다고 믿기 힘들게 부실 공사의 흔적이 눈에 띄었고, 더위에 방문객의 발길은 뜸했다.

◇갈라진 바닥, 튀어나온 전선…"개장 전이라해도 믿을 판"

서울로는 문을 연지 한달이 지났지만 미완성의 흔적이 여전했다. '수국식빵', '목련다방' 등 서울로 상점들 바닥은 상당 부분 균열이 가고 깨져있었다. 이를 가리기 위해 카펫을 덮어뒀지만 역부족. 이 곳 상점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처음 영업시작할 때부터 이런 상태였다"며 "수리해준다고 했지만 한달째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여러 군데 배선이 밖으로 노출돼 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여러 군데 배선이 밖으로 노출돼 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회색 페인트를 칠한 나무로 빈틈을 채운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작업중 사용된 빨간 페인트 자국, 시설물을 옮긴 자리가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 회색 실리콘으로 급히 수리한 자리 /사진=남궁민 기자
회색 페인트를 칠한 나무로 빈틈을 채운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작업중 사용된 빨간 페인트 자국, 시설물을 옮긴 자리가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 회색 실리콘으로 급히 수리한 자리 /사진=남궁민 기자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럭 한 줄이 모두 떨어졌다. 임시로 검은 덮개로 가려놔 미관상 좋지 않다./사진=남궁민 기자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럭 한 줄이 모두 떨어졌다. 임시로 검은 덮개로 가려놔 미관상 좋지 않다./사진=남궁민 기자
보행로도 심각했다. 전선은 그대로 튀어나와 있고 배수로 위 상판은 발길이 닿을 때마다 딸깍거리며 위아래로 흔들렸다.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럭 한 줄이 모두 떨어져나간 자리에는 급하게 설치한 검정 덮개가 씌워져 있었고 그 밑으로는 물이 흥건히 고여 있었다. 콘크리트 바닥은 개장한지 10년이라도 된 것처럼 금이 갔다. 콘크리트로 균열을 메운 곳도 있었지만 아예 회색 실리콘과 회색 페인트가 칠해진 나무조각으로 덮어놓은 부분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방문객은 "개장 한달은 커녕 개장 한달전이라해도 믿겠다"며 "사기업이었으면 이런 모습으로 손님을 맞았겠나. 이건 시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땡볕에 달아오른 콘크리트…사람도, 식물도 '시름'
양산을 쓴 방문객들이 그늘막 근처를 지나고 있다./사진=남궁민 기자
양산을 쓴 방문객들이 그늘막 근처를 지나고 있다./사진=남궁민 기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이날 낮 12시. 온도계는 31도를 가리켰다. 서울로에 들어선 순간 후끈한 열기가 회색빛 콘크리트에서 올라왔다. 소매를 팔뚝까지 걷은 직장인들과 양산·선글라스로 무장한 방문객들이 손바닥으로 그늘을 만들며 서울로를 걷고 있었다. 점심식사 후 커피를 들고 서울로 산책에 나선 직장인 A씨는 "점심 먹고 잠깐 산책하러 나왔는데 너무 더워서 돌아가는 길"이라며 빌딩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열기로 달궈진 콘크리트 화분에 손을 댔다가 떼자 빨갛게 달아올랐다. 앉아서 쉬기에 화분은 너무 뜨거웠다. /사진=남궁민 기자
열기로 달궈진 콘크리트 화분에 손을 댔다가 떼자 빨갛게 달아올랐다. 앉아서 쉬기에 화분은 너무 뜨거웠다. /사진=남궁민 기자

식물들의 화분으로 쓰이면서 방문객들에게 앉을 곳을 제공하는 콘크리트 화분은 햇볕에 한껏 달궈졌다. 봄바람이 불던 한달전 화분에는 앉아서 쉬는 방문객들로 북적거렸지만 이날 화분에 앉아있는 방문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화분에 잠시 손을 댔다 떼자 기자의 손바닥이 붉게 달아올랐다.

햇볕을 피하려는 방문객들은 한 켠에 설치된 그늘막 밑으로 몰려들었다. 행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늘막 기둥마다 모래주머니가 매달려 있어 급히 설치한 티가 역력했다. 그늘막은 더위를 피해 숨을 돌리려는 방문객으로 금세 가득찼다. 앉을 자리가 없는 것을 확인한 한 무리의 중년 여성들은 '덥다'는 말을 연발하고 "이만 내려가자"며 발길을 돌렸다.

노랗게 색이 변하고 바싹 마른 식물들 /사진=남궁민 기자
노랗게 색이 변하고 바싹 마른 식물들 /사진=남궁민 기자
더위에 지친 것은 방문객들 만이 아니다. 공원을 표방한 서울로에는 많은 식물들이 심어졌다. 하지만 땡볕과 콘크리트 열기에 식물들 잎사귀는 때이른 단풍이 든 것처럼 노랗게 변했고 바싹 말랐다. 몇몇 침엽수를 제외하고 푸른 상태를 유지하는 식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 방문객은 "사람도 이렇게 더운데 식물들한테는 고문 아니겠냐"며 "여름도 여름이지만 한겨울에도 식물들이 버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식수 관리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좋은 환경에서 자라던 식물들이 낯선 환경으로 옮겨지다보니 초기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며 "여기에 무더위가 더해져 변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2~3년이 지나면 적응할 수 있고,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사계절 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르는 임대료에 떠나야할 판"…중림동은 임대료에 '비명'
새로운 카페, 식당이 들어서고 있는 만리동 일대. /사진=남궁민 기자
새로운 카페, 식당이 들어서고 있는 만리동 일대. /사진=남궁민 기자
만리동 상인들은 치솟는 임대료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로 개장 후 관광객이 몰린 만리동, 중림동에는 세련된 인테리어의 카페, 식당이 여러군데 들어서고 있다. 만리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중인 한 자영업자는 "이 더위에 누가 여길 온다고 손님이 늘겠냐"며 "손님이 늘어도 새로 생긴 카페, 식당이나 덕을 본다. 건물주들이 임대료만 왕창 올려 기존 상인들은 떠나야할지 고민중"이라고 하소연했다.

기자와 동행한 익명의 서울로7017 관리업체 관계자는 "비록 지금 일하는 곳이지만, 한 사람의 서울시민으로서 '이게 공원이냐'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떻게 600억원을 들인 결과물이 이런지, 폐쇄 후 재개장을 하든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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