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전거공유업체 첫 도산…공유경제 과열 우려

베이징 시내에 줄지어 있는 공유자전거들/사진=머니투데이

중국 자동차 공유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도산하는 회사가 나왔다.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중국 공유경제에 대한 과열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20일 중국 경제지 차이신 보도에 따르면 충칭에서 공유자전거를 운영하던 우콩 바이크가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우콩은 지난주 "전략적인 회사 구조조정"이라며 폐업을 발표했다. 우콩은 충칭 남서부 도시에서 1200대의 자전거를 운영했다. 하지만 자전거에 GPS(위치추적시스템)를 장착하지 않아 대부분 자전거를 분실했다. 사측이 GSP 장착을 결정했을 때는 이미 보유 자금이 소진됐고 추가 펀딩에도 실패했다. 도산의 또다른 이유로는 충칭이 언덕이 많은 지역이라는 점이 꼽힌다. 지리적으로 자전거를 타기가 불편하다는 얘기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유 경제가 붐을 타면서 유사한 아이템에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전거 공유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은 이미 30개에 달한다. 또 다른 10여개의 스타트업은 스마트폰 배터리 공유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다. 우산 공유 사업만 하는 기업도 최소 6개 이상이다. 베이징에 소재한 한 데이타기업에 따르면 이들 공유경제 업체들은 대부분 지난 10개월 사이에 만들어졌다. 농구공, 라이터 공유를 사업화한 회사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정보국에 따르면 지난해 6억 명의 중국인들이 참여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중국 공유경제의 시장 규모는 3조4500억 위안(572조7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3% 커진 것이다.

자전거 공유기업인 오포 등에 투자한 GSR벤처스매니지먼트의 매니징 파트너인 앨런 주 샤오후는 이 같은 공유열기가 자금시장의 돈이 몰려들면서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전에 스타트업 시장에는 돈이 별로 없었지만 지금은 넘친다"고 말했다. 한 예로 중국 내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JD.COM이 지난 2014년 나스닥 상장 전 12억 달러를 조달했지만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은 기업공개(IPO) 일정도 나오기 전에 150억 달러를 확보했다. 혁신 경제로 옮겨가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와 다른 분야에서의 투자 수익률 하락으로 고전하던 투자자들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투자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돈이 몰리면서 유사한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들이 무더기로 생겨나 경쟁 환경이 급속히 악화됐다. GSR벤처스의 주는 "같은 아이디어를 가진 너무나 많은 기업에 너무나 많은 돈이 투자되면서 이미 많은 벤처투자 자금이 버려졌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분석가는 "이처럼 붐비는 전쟁 지대는 야수같은 경쟁을 촉발한다"면서 "좋은 출발이 행복한 결말을 담보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