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부인 김숙희 여사, 고 백남기씨 유족 공관 초청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이낙연 총리 부인 김숙희 여사가 지난 20일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사망한 故 백남기씨의 부인 박경숙(64)씨와 장녀 백도라지(35)씨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총리공관으로 초대해 위로했다. /사진제공=총리실

이낙연 국무총리 부인 김숙희 여사가 고 백남기씨 유족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으로 초청해 위로했다.

21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20일 백씨 부인 박경숙씨와 장녀 백도라지씨를 총리 공관에 초대해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 배재정 총리 비서실장, 손영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도 함께 했다.

유족들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백씨 사망원인이 ‘외인사’로 바뀐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이와 관련 이철성 경찰청장은 유족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유족 측은 관련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16일 서울대병원의 고(故) 백남기 농민 사인 수정 및 이 경찰청장의 사과 발표에 대한 상황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모든 경찰관은 범죄를 예방하고 공권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안전수칙 등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지시했다.

김 여사는 "백남기 선생님이 밀알이 돼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어야 한다"고 유족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배 실장에게 행정적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김 여사는 유족들과 총리 공관 내부의 한옥 영빈관, 후원, 내실 등을 함께 둘러보면서 대화를 나눴다. 이어 유족들은 김 여사가 직접 요리한 죽순볶음과 된장, 전복, 굴비 등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김 여사는 유족 측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며 위로의 말을 건냈고, 박씨는 “그래도 정권이 바뀌어서 (공관 방문도) 가능한 일 아니겠냐”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백도라지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 총리는 병원에 몇 번씩 방문해줘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박 씨가 경찰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내자, 김 여사는 “문재인 정권 5년을 희망을 갖고 지켜보자”고 다독였다.

유족 측은 오찬을 마친 뒤 김 여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백도라지씨는 "공관 앞에서 시위만 하는 줄 알았는데 시대가 바뀌니 초대도 받는다. 촛불의 힘"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