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증권사, 이달말 초대형IB 인가 신청…하반기 어음 10조 쏟아진다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초대형IB(투자은행) 제도와 관련, 은행권이 반발하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이 이달 말 단기금융(발행어음) 업무 인가 신청을 낸다. 올 하반기 1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어음을 발행해 대출 등 기업금융 확대에 나설 예정이어서 은행권 대응이 주목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 삼성, 한국투자, KB 등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5개 대형 증권사들이 이달 말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업무 인가신청서를 제출한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사업계획서 등의 자료를 제출하고 내부 통제기준, 전산시스템, 조직 등 준비 작업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초대형IB 대상 증권사들이 회의 등을 통해 이르면 이달 말 인가 신청을 내기로 했다"며 "금융감독원과 사전협의가 대부분 마무리돼 막바지 단계"라고 말했다.

하반기 업체별 발행어음 조달 규모는 평균 2조원 수준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이 1~3조원, NH·KB·삼성이 2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발행어음 금리는 연 1.6~1.9% 수준으로 전망된다. 발행어음이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1% 중반 수준인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5개 대형 증권사들은 현재 전체 자기자본(23조5000억원)의 두 배(47조원)까지 어음발행이 가능하지만 시나리오별로 운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어음 업무 착수 시기와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 규모가 다소 유동적이다.

금융위는 대형 증권사들의 인가 신청 후 2~3개월 간 심사를 토대로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지난 5월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을 통해 초대형IB 제도 도입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자본 4조 이상 대형사들은 인가를 취득하면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업무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절반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초대형IB 제도와 관련, 불만을 표출했다. 대형 증권사에 단기금융업무가 허용됨으로써 은행 고유업무인 기업대출을 침해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어음은 예금과 비교해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한다"며 "이 때문에 증권사 어음과 은행 예금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에 운용하는 것을 같은 잣대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