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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인사는 협치의 대상일까?

광화문 머니투데이 박재범 정치부장 |입력 : 2017.06.23 04:40|조회 : 1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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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40일 남짓 지났는데 문재인 내각은 아직이다. ‘인사 검증’ ‘인사 청문’에 발목이 잡혔다. 안이한 검증, 과도한 흠집내기 등 이유는 많다. 이른바 ‘인사 5대 원칙’으로 자승자박한 측면도 없지 않다. 인수위원회없는 출발이란 현실적 조건 역시 감안해야 한다. 그래도 문 대통령은 강경하다. 인사에서 물러서지 않는다.

문 대통령 본인이 인사 검증 전문가다. 검증 담당인 청와대 민정수석만 두차례 지냈다. 우리가 마주하는 ‘국무위원 인사 청문회’ 도입 과정에도 문 대통령이 있었다. 시계추를 2005년초로 돌려보자. ‘1‧4 개각’ 때다.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임명 1주일도 안 돼 물러나면서 후폭풍이 거셌다. 부실 검증이 도마에 올랐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된 △고위 공직자 후보의 재산검증을 위한 사전동의서 △검증과 관련된 설문과 답변서 등은 그때 만들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다. 추가로 주문한 게 '국무위원의 국회 상임위 인사청문'이었다. 야당의 공세가 아니라 대통령이 먼저 던진 제안이어서 ‘파격’으로 해석됐다.


노 대통령 탄핵 기각 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복귀했던 문 대통령이 다시 민정수석을 맡게 된 것도 이 때다. 이후 정책 추진은 물론 후속 인사 검증 등도 그가 책임진다. 그즈음 그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사람이 없다”고 넋두리를 했다. 고위직을 맡을 인사 중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이중국적 등에 걸리는 사례가 대부분이란 이유였다. 그러면서 일부 위장 전입, 이중국적 등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냐고 조심스레 제안했다.

하지만 인사 검증은 사회적 합의라는 생산적 논쟁의 길을 가지 못한다. 대신 정치 공세의 소재로 소모된다. 그리고 이 난제를 그는 대통령 자리에서 다시 마주한다. 스스로 내건 대선 공약인 ‘5대 원칙’까지 더해졌다. 기준은 훨씬 빡빡하다. 그러고보면 인사 낙마 사례가 많았던 다른 정부 때는 별다른 제도 개선이 없던 반면 두 대통령(노무현‧문재인)이 인사 제도와 관련 결벽증에 가깝게 집착하는 게 흥미롭다.


높은 문턱은 걸림돌이 된다. 12년전 푸념을 그는 공식석상에서 되풀이한다. “능력 면에서 출중한 분들도 도덕 검증 기준 때문에 모시지 못하는 일이 많이 발생한다”. 구체적 기준을 만든다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점수제, 가중치 등을 둬도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별 탈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해도 그게 전부는 아니다. ‘인사 청문’부터 사회적 합의가 어렵다. 문 대통령은 “특별한 흠결이 없어도 인사청문회 과정이 싫다는 이유 때문에 고사한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토로했다. 실제 적잖은 인사들이 입각 제안에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장관 인선 속도가 더딘 것은 인사 검증 때문이 아니라 당사자의 고사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전언이다. 잘못된 삶을 살아와서가 아니라 자신과 가족의 삶이 잘못된 삶으로 재탄생되는 것을 감내할 군자는 없다.

이미 우리 모두 ‘인사 청문’ 과정을 지켜봤다. ‘청문’인데 결코 듣지 않는다. 통일된 적격, 부적격 체크 리스트는 가져본 적이 없다. 청와대 검증이 서류 심사라면 국회 인사청문회는 면접시험인데 채점표를 든 심사위원을 찾기 힘들다. ‘적격’ 여부를 따지기보다 ‘부적격’ 이유를 찾는 데 몰두한다. 무엇보다 인사청문을 진행한 상임위원회 분위기는 중요하지 않다. 예컨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현장에서 지켜본 기자들은 “별 문제 없을 수 있다”며 현장 기류를 보고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인사 청문’이 ‘정치’로 변질된 순간이다. 당 지도부의 판단에 종속된다.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을 통한) 검증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며 “대통령은 국민의 판단을 보면서 적절한 인선인지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해명했지만 ‘청문회 참고용’이란 인식이 깔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12년전 ‘국무위원 인사 청문’을 고민할 때 문제의식이 그랬을 수 있다. 인사 청문 절차를 사회적 합의 과정으로 이해했다는 얘기다. 사실 청와대 검증도 같은 흐름일 수 있다. “검증 결과를 ‘사실’로만 대통령에게 제공하고 판단은 대통령이 하느냐, 판단 '의견'까지 제공하는 것인 적절한지…”(노무현 대통령). 정답은 없다. 이 역시 ‘참고용’이다. 결국 인사는 인사권자가 책임지는 것이다. 그래서 인사가 ‘협치’의 대상인지 솔직히 의문이다.
[광화문]인사는 협치의 대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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