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추경 반대, 정권교체 인정하지 않는 것"…'울먹'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22일 또다시 결렬됐다. 이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정권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우 원내대표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이 끝난 뒤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참 아쉽다. 그동안 어떻게든지 이어가보려고 노력했는데 논의도 못한다는 게 말이되냐. 한국당이 너무하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추경과 관련 "합의문에 '추경은 계속 논의한다' 문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 논의도 못한다며 문구를 빼자고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1번째 공약이자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인 추경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국정운영을 마비시키려 하는 것이다"라면서 한국당을 비판했다.

또 "국민의 요구가 얼마나 높은데 논의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한국당의 태도는 정권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대선 불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부 때 우리는(야당시절 민주당) 국민들이 필요한 부분 다 협조했다"며 "자기들은 그렇게 다 해놓고 우리가 하니까 우리는 무조건 못하겠다는 것은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다. 완전히 국정발목잡기다"라고 꼬집었다.

이날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에 대한 섭섭함도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당도 추경 심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주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심의를 시작한다고 했다. 한국당이 (문구를) 지우자고 하면 국민의당이 '그러면 안 된다'는 얘기를 왜 못해주냐"며 "그냥 뒷짐지고 있었다"며 서운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하자고 하면서 쟁점이 붙어 합의가 깨지는 상황까지 가는데, 아무 소리도 안 하고 있는 것이 섭섭하다"며 "제가 한달 동안 참고 또 참았다. 한국당이 정말 너무하다"고 서러움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진 우 원내대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한편 지금까지 협치를 강조해왔던 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경 노선으로의 태도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들에게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분들이 논의조차 하지 않는 것은 대명천지에 있을 수 없은 얘기"라며 "지금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설득했지만, 이대로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 입장을 선회하지 않는 한, 우리도 양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 원내대표도 '한국당이 추경 논의를 계속 거부한다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만 추경을 논의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추경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논의하면 될 문제라고 본다"고 한국당을 배제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4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합의문 채택을 논의했지만 전날에 이어 또다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