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노소영 靑에 보낸 사면 반대 서신 뒤늦게 알아"

최태원 SK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592억 뇌물' 관련 22회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태원 SK (161,300원 ▼700 -0.43%) 회장이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신의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낸 것을 뒤늦게 알고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

최 회장은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5년 8월14일 최 회장의 사면이 결정되기 전 부인인 노 관장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서신을 보낸 것에 대해 증언했다.


최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의 신문 과정에서 "2015년 12월 언론에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고백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라는 질문에 "나름대로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알고 있던 사람이 많이 있었고, 폭로를 하겠다는 위협이나 얘기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5년 12월 혼외자와 관련된 사생활을 공개하기 전 청와대에 양해를 구하기에 앞서 노 관장의 서신에 대해 알고 있었냐는 변호인측 질문에 "그 당시엔 몰랐다"며 "편지의 내용이 어떤 것이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사면을 반대하면서 여러 내용이 적혔다고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증인석에서 짧고 간결하게 대답을 막힘없이 이어가던 최 회장은 검찰 측의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긴 침묵을 이어가다가 “들은 적이 있다”고 뒤늦은 대답을 했다. 다소 곤혹스러움과 당시 충격을 담은 표정이었다.

이어 당시 이형희 당시 SK텔레콤 부사장에게 안종범 당시 수석을 통해 청와대에 사생활 공개 관련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는게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너무 깜짝 놀라지 않게 알려드리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찰 측의 증인 신문에 이어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에서는 해당 내용이 재차 질문으로 이어졌다.

변호인 측은 "(노 관장이)사면 결정 전에 본인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걸 들었다고 했는데 맞냐"고 재차 물었고 최 회장은 "맞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어 편지를 전달한 시점을 아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최 회장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변호인 측이 "사면 이후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하자 최 회장은 "처음엔 풍문으로 누가 이야기를 했었다"면서 "구체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 들었기 때문에 딱 언제 알게 됐는지는..."이라며 말끝을 흐리고는 "사면 이후인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이 부정적 내용이라는 것이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사면해주지 말 것을 박 전 대통령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이 "사면 이후 해당 내용을 더 들어서 사실을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도 최 회장은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