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검찰총장 언제쯤?…달력 보고 또보는 검사들

대검찰청 청사 내 유리벽/사진=뉴스1

#. 서울중앙지검 A부장검사는 요즘 사무실 벽에 걸린 달력을 올려다보는 일이 잦아졌다. 인사에 맞춰 사건 처리에 속도 조절을 해야 하는데 그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 머릿속으로 여러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이다.


#. 재경지검의 B검사는 "성수기를 비수기처럼 지내려니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예년 이맘때쯤이면 대형 사건 수사에 한창이지만 검찰총장 부재 속에서 큰 사건 수사에 착수할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검찰 인사가 법무부 장관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밀려 '수뇌부 공백'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동안, 검찰총장은 지난달 이후 1개월여 동안 공석이다.

일정상 차질이 없었다면 법무부 장관이 임명된 상태에서 검찰총장 후보자를 추렸을 테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고심 끝에 임명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시계가 멈췄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자리는 언제쯤 채워질까. 우선 문 대통령이 오는 28일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을 방문함에 따라 그 이전인 26~27일쯤 법무부 장관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전히 비법조인 카드를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총장의 경우, 후보로 13명이 추천된 가운데 장관이 공식 임명된 이후 최종 후보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총장 임명을 위해선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져야 하는데 위원 9명 중 4명의 비당연직 위원은 법무부 장관이 위촉해야 한다.

이후 일정이 문제 없이 진행된다면 법무부 장관은 7월, 검찰총장은 8월 중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고위간부와 부장검사 이하 검사 인사는 빠르면 8월 중에 곧바로 단행되거나 늦어질 경우 9월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번 인사는 역대급으로 큰 폭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월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부재 속에서 부장검사 이상 검찰 간부 인사가 '올스톱'된 데다 검찰 개혁을 앞둔 탓에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8일 '우병우 라인'이 대거 축출됐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들끼리 '나도 적폐 세력으로 몰려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얘기를 주고받기도 하는데 인사가 늦어지다보니 싱숭생숭한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며 "8월 중에만 인사가 단행돼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검찰 간부는 "국민적 과제로 꼽힌 검찰 개혁과 더불어 검찰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인사가 더는 늦춰져선 안 된다"며 "서울중앙지검 1차장, 서울남부지검장의 공석으로 생기는 업무 공백도 큰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