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다음주 상호금융 자영업자대출 현장점검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금융당국이 올들어 빠르게 늘어난 상호금융권 자영업자대출(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선다. 이와 함께 제2금융권 자영업자 대출에 LTV(담보인정비율)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27일부터 농·수·신협 및 산림조합의 15개 단위조합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영업자대출이 급증한 조합을 선별해 각 협동조합 중앙회와 함께 현장점검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오는 27일 또는 28일부터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오는 27일 각 중앙회와 상호금융 상시감시협의체를 열어 자영업자대출 증가세와 관련한 대응방안 및 현장점검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행정자치부 산하인 새마을금고는 이번 현장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금감원은 협의체에서 자영업자대출 관리 및 규모 억제 등 당부사항을 별도로 전달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현장점검을 통해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가계대출을 개인사업자대출 형태로 취급하는 사례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달말 기준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230조원으로 올들어 약 2% 증가했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같은 기간 34조원으로 20% 이상 급증했다.

진웅섭 금감원장도 앞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자영업자대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진 원장은 지난 5일 간부회의에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2금융권 가계대출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사업자대출은 증가하고 있다"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가계대출을 개인사업자대출 등의 형태로 취급하는 사례가 없는지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상호금융권은 지난해 10월31일부터 토지나 상가. 오피스텔 등을 담보로 하는 비주택담보대출 LTV가 80%에서 70%로 10%포인트 강화됐다. 올해 3월부터는 자산규모 1000억원 이상 단위조합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돼 대출 문턱이 크게 높아졌다.(자산규모 1000억원 이하 단위 조합은 6월부터 시행.) 하지만 자영업자대출은 이같은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대출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오는 8월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때 2금융권 자영업자대출에도 LTV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2금융권 자영업자대출에 LTV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