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 "하반기 전략 모색"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혐의 관련 2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삼성전자가 26일부터 이틀 동안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사업부문별 현안과 하반기 전략을 논의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해마다 6월과 12월 두차례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부문별 주요 임원과 해외법인장 등이 모여 경영현안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건희 회장이 3년째 와병 중이고 이재용 부회장마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돼 구속기소된 상황에서 열리는 첫 회의로, 총수 없는 그룹의 리더십을 다잡는 의미도 엿보인다. 지난달 임원 인사에서 해외법인장 상당수가 교체된 이후라는 점에도 눈길이 간다.

회의는 디바이스솔루션(DS)·가전(CE)·IT모바일(IM) 부문으로 나뉘어 각각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의 주재로 경기 용인 기흥사업장과 수원 본사에서 열린다.

10년여만의 글로벌 시장 호황을 맞은 DS부문에선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 논의될 전망이다. 평택공장 가동과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으로 재점화된 차세대 낸드플래시 시장전략 등이 주요 논의사안으로 거론된다.


최근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 TSMC에 애플과 퀄컴 등 대형 고객사의 물량을 뺏긴 데 대한 대책도 현안으로 꼽힌다. 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자동차 전장사업 등 4차 산업혁명기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데도 머리를 맞댈 전망이다.

IM부문의 핵심 안건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노트8 판매 전략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소손 사태로 홍역을 앓은 만큼 브랜드 강화와 함께 품질 유지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CE부문에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미국 현지 가전공장 건설 계획과 최근 시장 이슈인 프리미엄 제품 강화가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 투자 계획을 최종 점검하는 동시에 하반기 국내 공채 계획 등 일자리 창출 문제를 둘러싼 폭넓은 현안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 취임 이후 하만을 포함해 이어진 글로벌 M&A(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사업 계획이 이번 회의에서 논의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부회장 부재로 사장단 인사가 반년째 미뤄진 상황에서 획기적인 조직 개편이나 사업 방향을 정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회의에선 총수 공백을 최소화하고 하반기 경영현안을 챙기는 위기 점검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