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할인제' 법정공방 '초읽기'...쟁점은?

정부가 통신비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키로 한 것과 관련, 업계가 소송 제기를 위한 법률적 검토에 착수했다. 자급폰·중고폰 사용자들에게도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혜택을 주자는 법 취지와 달리 선택약정할인제를 정부가 인위적 통신비 인하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 통신업계의 주장이다.

선택약정할인 관련 규정 중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거나 재량권 남용 소지가 있는 부분이 있어, 이번 기회에 위법성 여부를 철저히 따져보겠다는 것. 할인율이 올라가면 당장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지만 이 보다 더 이상의 제도 오남용 소지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법정소송이 현실화되면 논란이 될 주요 쟁점 현안을 알아봤다.


◇쟁점1: 할인율 산정방식 ‘지원금 가입자만 모수’? 약정할인 선택자 포함해야= 첫번째 쟁점은 할인율 산정방식이다. 현행 고시에 따르면 할인율은 이통사가 부담하는 지원금을, 지원금 선택 가입자의 월평균 요금수익(ARPU)으로 나누는 방식(이통사 부담 지원금/지원금 가입자 ARPU)으로 따진다. 가령 가입자 평균 매출수익에서 지원금 제공 비율인 셈이다. 모수가 되는 가입자 ARPU가 낮으면 할인율이 높아지고, 반대로 ARPU가 높으면 할인율이 낮아지는 구조다.

업계가 문제 삼는 건 모수가 되는 가입자 범위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원금을 받는 가입자만 따지고 약정할인을 선택한 가입자는 제외했다. 하지만 ARPU 상위권을 차지하는 우량 가입자 상당수는 지원금 대신 약정할인을 선택한다. 고가 요금제로 프리미엄폰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원금보단 약정할인(20%)을 받는 게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원금을 선택한 가입자는 중저가 단말기·저가 요금제 가입자로 ARPU 비중이 많다. 때문에 실제 시장 현실에 비해 할인율이 과다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지원금과 약정할인 전체 고객을 모수로 표준 할인율을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약정할인제 취지에 맞게 현재 단말기별로 공시되는 지원금과 동일하게 요금할인액을 주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쟁점2:정부가 할인율 정한다? ‘100분의 5’ 범위는 어디까지=미래부 장관에게 재량권(±5%)를 부여해 구체적인 할인율을 정하도록 했다는 점도 쟁점이다.

현행 고시는 표준 할인율에 대해 미래부 장관이 ‘100분의 5’ 범위 내에서 가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상위법인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에는 미래부 장관에게 지원금 대체 할인 ‘기준’만 고시로 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때문에 미래부 장관에게 할인율 ‘기준’만이 아닌 구체적인 할인율을 정하도록 적시한 관련 고시는 단통법상 위법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고시에 적시된 ‘100분의 5’ 가감 조항 역시 논란이다. 정부는 이번 통신비 절감 대책에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조정의 근거로 미래부 장관이 5%포인트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표준 할인율 자체가 10~20% 내외인 상황에서 할인율의 5% 범위에서 가감하는 게 아닌 5%포인트로 잡는 건 미래부 장관에게 과도한 재량권을 부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할인율이 20%일 경우 5%포인트를 더하거나 빼 15~25%에서 할인율을 정하는 것이 아닌 20%의 5%, 즉 1%포인트 범위 내에서 할인율을 가감해 19~21% 안에서 할인율을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방침을 그대로 따르게 되면 앞으로 선택약정할인이 정부의 강력한 요금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현재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고시 조항들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