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마케팅 통했다", 조선 빅3 LNG선 싹쓸이

현대중공업 (129,400원 ▲4,100 +3.27%)과 삼성중공업 (9,640원 ▲10 +0.10%), 대우조선해양 (34,450원 ▼300 -0.86%) 등 한국 조선 '빅3'가 올해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하 LNG선) 수주를 사실상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화된 LNG를 연료로 재활용하는 재액화 기술 등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보다 앞선 기술력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 덕으로 풀이된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노르웨이 선사인 크누센OAS로부터 18만㎥급 LNG선 1척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수주에는 같은 급의 LNG선을 크누센OAS가 1척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이 포함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에도 크누센OAS로부터 LNG선 1척을 수주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수주로 올해 빅3의 LNG선 수주량은 모두 8척이 됐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5월 LNG선 2척과 LNG선으로 분류되는 17만㎥급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 1척 등 모두 3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7500㎥급 소형 LNG선 2척과 17만㎥급 LNG-FSRU 1척을 수주했으며 대우조선은 17만3400㎥급 LNG선 2척을 수주했다.

빅3가 이 기간 수주한 LNG선 8척의 계약규모는 모두 13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세 조선사 전체 수주 계약금(해양플랜트 제외한 상선 기준) 약 55억7000만달러의 23.3% 비중이다. 올해 1~5월 빅3 전체 수주 78척에서 척수 기준으로 LNG선이 차지한 비중 10.2%로, 수주금액 비중은 이보다 두 배 이상이다. 그만큼 LNG선이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다른 선박보다 수주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이라는 뜻이다.

특히 빅3는 올해 1~5월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10척 가운데 8척을 수주했다. A조선사 관계자는 "빅3 수주를 제외한 나머지 2척은 싱가포르가 수주한 소형 LNG선"이라며 "올해 전 세계 LNG선 시장을 사실상 한국이 독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빅3가 세계 LNG선 시장을 독식한 배경은 앞선 기술력이다. 빅3 모두 LNG선 화물창에서 자연 기화한 천연가스를 다시 액화시켜 이를 연료로 사용하는 재액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은 아직 이 기술을 충분히 성숙시키지 못한 상태다.

빅3는 앞선 기술력을 글로벌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며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고객들이 LNG선 핵심설비들의 성능과 안전성을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실물 규모의 'LNG선 종합 실증설비'를 갖추고 지난 5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조선해양박람회 '노르시핑'을 통해 이를 적극 홍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가스박람회 '가스텍'에서 LNG 분야를 총망라한 기술포럼을 개최하고 고객몰이에 나섰으며 대우조선은 세계 최초의 쇄빙 LNG선 건조 능력을 앞세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인 LNG의 글로벌 소비는 늘어날 전망이지만, 2014년 이후 LNG선 발주는 크게 줄어 선박 공급과잉이 어느정도 해소된 상황"이라며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연료 오염물질 배출기준 강화도 예정돼 있어 LNG선은 물론 LNG추진선의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