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질 논란'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 2번의 대국민 사과 끝 결국 사임(종합)

정우현 MP그룹 회장의 사과. 정 회장은 26일 대국민 사과 끝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지난해 4월 '갑질 폭행' 당시 사과장면.

'갑질 논란'에 휩싸인 정우현 미스터피자 창업주(회장)가 2번의 대국민 사과 끝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은 지난해 4월에도 경비원 갑질 폭행 혐의로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한때 '토종' 피자로 유명 외국계 브랜드를 꺾고 피자업계 1위에 오르면서 대표 자수성가형 경영자로 꼽혔던 그이지만, 갑질 논란 속 과거의 영광이 모두 퇴색되는 분위기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26일 서울 방배동 미스터피자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우현 회장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1일 MP그룹과 치즈를 공급하는 관계사 2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정 회장 본인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지는 등 검찰 조사가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정 회장이 자신의 동생 등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재료 공급 과정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주들에 치즈를 비싼 가격에 공급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수사 중이다. 또 가맹점을 탈퇴한 점주의 매장 인근에 직영점을 열어 가격 할인 공세를 했다는 '보복 출점' 의혹과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자서전 대량 강매,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여러 논란과 검찰수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금일부로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망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한다"며 90도로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 향후 MP그룹 경영은 최병민 대표이사가 맡게 된다.

그는 치즈 유통 문제와 관련해 "식자재는 일체의 친인척을 배제하고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식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복출점 의혹을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은 이유불문하고 바로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가칭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각계 전문가와 소비자대표, 가족점대표가 참여하는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상생안과 경영쇄신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스터피자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4월에도 50대 건물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당시 그는 10시에 문을 닫아야 하는데 규정에 어긋나게 건물 문을 일찍 닫았다는 이유로 음주후 경비원을 폭행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이에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처음 갑질 폭행 때와 달리, 이번에 회장직에서 손을 떼게 된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더는 두고볼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에도 일부 가맹점주들은 회장 갑질폭행 이후 매출액이 추락해 60여개 가맹점이 폐점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3년만 해도 1703억원이었던 미스터피자 매출은 2014년 1429억원에서 2015년 1103억원으로, 지난해에는 971억원으로 급감했다. 영업손실도 2015년 73억원에서 지난해 89억원으로 더욱 확대됐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이미지 악화로 소비자 불매운동이 벌어지면 치명타"라며 "2년 연속된 정 회장 갑질 논란으로 MP그룹에 주홍글씨가 새겨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