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네이버와 손잡았다…디지털사업 확대·자본확충 '일석이조'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디지털금융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한 것은 물론 자본확충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26일 국내외 디지털금융 비즈니스를 공동 추진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양사는 조만간 세부 내용을 확정한 뒤 정식으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이번 제휴로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의 국내 1위 포털이라는 온라인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당장 네이버의 폭넓은 디지털 업무 노하우와 모바일 메신저 라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해 주식거래와 금융상품 판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자문·일임운용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이와 별도로 국내에서 성장성 있는 첨단 IT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공동 발굴과 투자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무엇보다 국내 최대 포털 업체와 손 잡으면서 다양한 디지털금융이 가능해졌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네이버의 업무와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이 현재 6조7000억원 규모에서 7조1000억원으로 4000억원 정도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양사가 파트너쉽 강화를 위해 상대방 회사의 자기주식 5000억원을 상호 매입하기로 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네이버에 매각하면 매각대금 중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관련 이연법인세를 차감한 4000억원이 자기자본으로 편입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27일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5000억원의 미래에셋대우 자기주식을 매입한다. 반대로 미래에셋대우도 같은 방식으로 5000억의 네이버 자기주식을 매입키로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제휴가 자본확충이 주된 목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IB(투자은행)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휴가 성사된 건 양사간 업무 제휴 시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진 게 주된 요인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주력자회사인 미래에셋대우를 중심으로 네이버와 50%씩 투자해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결성했다.

업계 전문가는 "미래에셋대우가 성장성 있는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신성장펀드에서 투자업체 발굴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양측이 서로의 온라인 및 투자 노하우를 높게 평가한 게 이번 제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