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표절' '외고·자사고 폐지'…김상곤 청문회 '산 넘어 산'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김상곤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육시설공제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7.6.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논문표절, 도덕성·이념 논란 등 신상 문제를 비롯해 최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외고·자사고 폐지, 2021학년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 첨예한 쟁점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당은 김상곤 후보자를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과 함께 '신(新) 부적격 3종세트'로 규정하며 낙마를 위한 총공세를 예고한 상황이다.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에 따르면 29일 오전 10시부터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된다.

이번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최대 쟁점으로는 논문표절 의혹이 꼽힌다. 특히 이날 인사청문회에는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가 증인으로 참여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김 전 부총리는 2006년 7월 교육부총리로 취임했다가 김 후보자 등이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사퇴를 촉구하자 결국 자진사퇴했다.

현재 야당에서는 연구 윤리를 감독해야 할 교육부 수장이 논문표절을 하는 것은 심각한 결격사유라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석사학위 논문 130여 군데, 박사학위 논문 80여 군데를 표절하고 학술논문에서 44군데를 중복게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1982년 발행된 김 후보자의 석사학위 논문은 연구진실성센터가 서울대에 검증요청을 했으나 서울대는 2006년 2학기 이전 수여된 석사학위 논문에 대해서 검증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요청을 기각했다"며 "1992년 발행된 박사학위 논문도 당시 관례를 고려하면 타인의 연구결과 및 문장을 자신의 것처럼 가장해 사용한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연구윤리 위반 정도도 경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학술논문 중복게재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의 창작물을 학술지에 발표하고 발표한 논문을 발전시켜 학위논문으로 완성하거나 본인의 학위논문의 연구성과를 학술지에 발표하는 것은 학계에서도 '중복게재'로 보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육재난시설공제회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도덕성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한신대 교수 재직 시절 총장 허가를 받지 않고 출판사를 운영해 교수 겸직을 금지한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당 출판사의 고용·산재보험료 미납, 주정차 위반 과태료 미납 등 준법정신 부족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출판사 대표가 비상근인데다 별도 보수가 없었고 학생들의 수업에 전혀 지장을 주지도 않았다"면서 "다만 부주의로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념 편향 논란에도 휩싸였다. 현재 야당에서는 김 후보자가 교수 재직 시절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폐기, 사회주의 옹호를 연상시키는 발언 등을 했다며 '색깔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해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추경, 공공부문, 안보, 자영업, 교육, 에너지, 가뭄 대책을 7대 무대책 포퓰리즘으로 발표하고 있다. 2017.6.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정책검증 공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뜨거운 감자인 외고·자사고 폐지가 인사청문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7대 무대책 포퓰리즘 정책 중 하나로 외고·자사고 폐지를 꼽았다. 그는 "외고와 자사고를 일방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것은 교육의 다양성과 학교 선택권을 막는 대표적인 좌파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지난 24일 "자사고, 외고를 다 없애면 교육역량을 없애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원탁토론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교육포럼에서 "현재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나 자사고는 대학입시를 위한 예비고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교육 정상화를 위해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김 후보자가 이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외고·자사고 폐지 입장을 밝힐 경우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고·자사고 구성원들이 집단 반발을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사고교장협의회와 전국외고교장협의회,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 등은 외고·자사고 폐지 입장이 가시화할 경우 법적 대응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육시설공제회관 앞에서 수능 절대평가 도입 반대를 주장하며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2017.6.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현재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2021학년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에 대해서도 공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당 등 야당에서는 "수능 절대평가화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확대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며 "지금과 같이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 소리를 듣는 가운데 학종이 확대될 경우 교육현장은 더욱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포럼에서 "현재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이 정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능이 갖고 있는 부작용을 줄여야 할 시점"이라면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신상이나 정책 등 모든 내용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과 견해는 청문회를 통해 상세히 국민께 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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