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미 경제사절단 출국…'007 작전' 방불케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상하이 포럼 참석을 위해 5월 24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 내에 위치한 전용기 출입국장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일정에 동행하는 최태원 SK (155,500원 ▼1,300 -0.83%)그룹 회장이 27일 출국했다. 셰일가스 수입 확대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협력 방안 등 대미 투자 방안 등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12시 10분쯤 김포국제공항에서 SK그룹 전용기(HL8080)를 타고 미국으로 떠났다. 최 회장은 권오현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부회장, 구본준 LG (75,500원 ▼700 -0.92%)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과 방미 경제인단에 포함돼 있다.

이날 최 회장의 출국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평소 김포국제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전용기를 타고 출국하던 것과 달리 출입장을 바꿔 일반 국제선 통로로 빠져나갔다.

당초 SGBAC로 미국 출국이 예정돼 있었으나 기자 등을 의식해 출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SGBAC에는 최 회장이 올 것처럼 경호원 3명도 머물다 12시쯤 빠져나갔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출석과 도시바 인수 등 관련 이슈들이 많아 기자들의 관련 질문 등에 곤혹을 치러왔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이 일반 출입장과 SGBAC 관리를 같이 하는데 인력 문제 때문에 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7일 오후 12시10분쯤 전용기(HL8080)를 타고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최 회장은 이번 방미 기회를 통해 추가로 SK E&S의 셰일가스 수입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J노믹스) 등으로 LNG 발전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입 여지는 올해 초보다 늘어난 상황이다. 게다가 셰일가스를 미국에서 수입해 제3국에 판매하는 등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민간발전사 중 한 곳인 SK E&S는 올해 1월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위치한 사빈패스 LNG터미널에서 6만6000톤의 미국산 셰일가스를 수입한 바 있다. 2월부터는 900메가와트(㎿)급 발전설비 2기로 이뤄진 복합화력발전소인 파주 천연가스 발전소를 가동했다. 2019년부터 미국 프리포트 LNG터미널을 통해 20년 동안 총 220만톤(t)의 셰일가스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최 회장은 미국 제네럴일렉트릭(GE)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플랜트 등에 관련한 사업을 공동 진행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발전소와 플랜트 건설·운영 등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GE는 관련 설비 공급을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에서는 SK건설과 SK E&S 등이 LNG 관련 건설·운영 사업을 하고 있다.

한편 방미 경제인단은 오는 28일 미국 워싱턴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양국 상의 주최로 열리는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할 예정이다. 4대 그룹 외에 허창수 GS 회장,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 등이 방미 경제인단 52명 명단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