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M&A 속도전 "한달 안에 결판"

SK그룹이 SK증권 (597원 ▼1 -0.17%)을 공개매각으로 전환한 후 M&A(인수·합병)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불과 1개월 남짓한 기간에 인수 후보자를 낙점하고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까지 마쳐야 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SK증권 매각을 매듭짓지 못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어 SK그룹의 조바심을 더하고 있다.

27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SK증권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는 예비입찰에 접수한 인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이번주 안으로 복수의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를 선정한 후 실사 등을 거쳐 다음달 25일쯤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10.04%(특수관계인 포함)다.


데드라인인 8월2일 이전에 SK증권 매각을 마무리해야 하는 사정을 감안하면 적어도 다음달 20~25일 사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확정해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주식매매계약 등을 완료하는데 1주일 가량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SK증권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금융사 주식 소유 금지 규정 때문. 앞서 SK증권 지분을 보유한 SK C&C가 2015년 8월1일 SK㈜와 합병한 후 매각 사유가 발생했고 2년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8월2일까지 지분을 팔아야 한다.

SK그룹은 인수 후보자를 개별 접촉하는 등 자체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여의치 않자 이달 초 매각주간사를 선정, 공개매각으로 전환했다.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진행하는 M&A 일정임에도 케이프투자증권과 일반법인, PEF(사모투자펀드) 등 복수의 후보자들이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4월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증권사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에 실패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SK증권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러시앤캐시·OK저축은행 등을 계열사로 둔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종합금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매물로 나오는 증권사 인수를 타진할 방침이다.

SK그룹측에서 인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SK증권 직원의 고용승계와 유상증자 여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IB업계 관계자는 "SK증권은 정규직 비중이 높아 자연스럽게 고용승계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지분의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유상증자는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조건들이 M&A에 걸림돌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정에 쫓기듯 추진하다 M&A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무 자르듯이 8월2일 이전에 주식매매계약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마무리하지 않았다고 과징금을 부과하진 않을 것"이라며 "위법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M&A를 성실히 추진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보면 일정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