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방통위 출범 '공회전'…사라진 '전체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출범이 늦어지면서 행정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임위원회 구성이 3개월 이상 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지상파방송 재허가와 종합편성채널(MBN) 재승인 심사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방통위 구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이 7월로 연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에서 허욱 전 CBSi 사장을 여당몫 상임위원으로 추천키로 결정했으나, 결국 국회 본회의에서 추천안 처리가 무산됐다. 야당들의 반대로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국민의당 역시 상임위원 추천을 7월 임시국회까지 미루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장 인선 소식도 감감무소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 기간 중 추가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위원장이 지명되더라도 7월 임시국회에서 청문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정식 출범은 오는 7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방통위원장과 상임위원 1인, 국회가 추천하는 3인(여당 1인, 야당 2인) 등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다. 현재 대통령이 지명하는 상임위원 몫에 고삼석 위원이 지난 13일 임명됐고,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김석진 위원이 3월 말 연임해 현재 2인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4월 초 최성준 전 방통위원장 퇴임 이후 전체회의 소집이 불가능한 행정 공백이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방통위 전체회의가 소집돼 각종 안건을 결정하려면 최소 3인 이상의 재적위원이 필요하다. 당시 방통위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 구성 등을 감안해 시급한 사안은 미리 처리를 했지만, 위원회 구성이 예상보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오는 12월 31일 허가가 만료되는 지상파방송 3사 재허가를 앞두고 방통위가 재허가 심사 준비도 차질이 우려된다. 방통위는 이달 말까지 지상파방송사의 재허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7월부터 시청자 의견 접수, 기술 심사를 진행, 10월께 심사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당장 위원회 심의, 의결이 필요한 사안은 없지만 지휘부 부재에 따른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월 승인 기간이 만료되는 MBN 재승인 문제와 광역시, 평창 등의 지상파 UHD 방송국 허가 심사 등도 대기하고 있다. 통신 분야에선 오는 9월 일몰 예정인 단말기 보조금 상한제 폐지에 따른 후속 조치와 이동통신 시장 안정화 대책이 시급한 현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가뜩이나 최근 통신비 절감 대책 등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방통위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 상한선 조기 폐지와 분리공시제 도입 등은 방통위 소관업무다.

지난 5월부터 이통 판매점의 불법 보조금 지급 등 이른바 ‘보조금 대란’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현재 방통위의 사실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실조사 결과 위법사항 제재안은 전체회의가 소집돼야 의결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 구성이 늦어지더라도 사무처를 중심으로 현안 업무는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위원장, 상임위원 인선이 조속히 마무리돼 업무가 정상화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