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자사고 폐지 첫 분수령…서울시교육청, 입장 발표 예정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자사고·외고 폐지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27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스카이홀에서 열린 '나의 일반고 전성시대' 토크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일반고 전성시대'는 일반고를 살리기 위한 조 교육감의 대표 교육정책으로, 이날 행사는 조 교육감의 취임 3주년을 맞아 개최됐다. 2017.6.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폐지를 둘러싼 교육당국과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이 28일 첫 번째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정책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외고·자사고가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조 교육감의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파장의 크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외고(외고), 경문고·세화여고·장훈고(이하 자사고) 등 외고·자사고 4곳의 운영성과 재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외고와 자사고는 5년마다 재지정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들 학교는 2015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재평가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번 재평가에서도 재지정을 받지 못하면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조 교육감은 외고·자사고 4곳의 재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입장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새 정부 교육공약인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지지하며 방침을 따르겠다는 내용이 유력하다.

조 교육감은 지난 20일 '새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제안'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교육청이 고입 체제 개선을 제안하면 새 정부 정책에 과도한 규정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지켜보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새 정부 방침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견지했다.

취임 초부터 서울지역 자사고 폐지를 주장한 만큼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로드맵만 밝힐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 교육감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서울지역 자사고 문제에 대해선 입장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자사고 폐지를 추진할 경우에는 학생 선발권을 박탈하고 완전 추첨제로 전환해 사실상 일반고 전환 효과를 노리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선발권 박탈은 교육감 권한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외고·자사고 폐지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새 정부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할 수도 있다. 현재 교육감 권한으로는 외고·자사고를 폐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행령 개정은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다.

현재 조 교육감의 입에 외고·자사고 구성원들의 시선이 쏠린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에는 외고 31개교, 국제고 7개교, 자사고 46개교 등 총 84개교가 있다. 이 가운데 서울에는 전체의 35.7%에 해당하는 30개교(외고 6개교, 국제고 1개교, 자사고 23개교)가 몰려 있다.

폐지 입장을 명확히 할 경우 커다란 반발이 예상된다. 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지난 22일 자사고 폐지반대 기자회견에서 "28일 결과를 보고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리겠다"고 선포한 상황이다.

또 같은 날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던 전국외고교장단과 지난 23일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던 전국자사고교장단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27일 총회를 열고 학부모 대표를 뽑은 전국외고연합회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오세목 전국 및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장(중동고 교장)도 "만약 폐지 방침이 정해질 경우에는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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