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조용한' 창립 20년…기부는 '떠들썩하게'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창립 20주년을 맞는 다음달 기념식 같은 특별한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올해도 미래에셋은 미래에셋대우의 네이버와의 제휴,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 흡수합병 등 화려한 스펙을 쌓아가고 있다. 이처럼 고속성장하고 있는 미래에셋의 위상에 걸맞게 성대한 행사를 치를것이란게 업계의 예상이었다.

박현주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다음달 1일 저녁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단출하게 저녁식사 정도만 할 예정이다. 대신 미래에셋은 20주년 맞이 봉사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은 펀드로 전성기를 누리던 2007년 10주년도 별다른 행사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이는 과거에 연연하기 보다는 늘 새롭게 출발하고 도전하자는 박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박 회장은 또 미래에셋을 창업할때부터 '사회적 책임'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내걸고 봉사와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박 회장은 "최고의 부자보다 최고의 기부자가 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조용한 기부보다는 '알리는 기부'를 하고 있다.


10년전 쓴 자서전에서 그는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노력만이 성공의 바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라며 "한 기업의 성공에는 고개, 종업원 등 다양한 사회적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만큼 기업은 단순한 문화적 행위가 아니라 일상적 활동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의 기부는 '돈이 아닌 사람에 투자하라'는 철학으로 주로 인재양성을 위해 쓰이고 있다. 금융업이 지식기반 사회의 대표적인 비즈니스로 인재에 대한 투자와 시스템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생각에서다.

박 회장은 "꽃이 진정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꽃이 진 뒤 씨앗을 만들고 다시 수많은 꽃을 피우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돈도 꽃처럼 돌고 돌아 씨를 만들고 열매를 맺어 이 땅의 젊은이들을 위해, 건강한 사회를 위해 아름다운 꽃이 되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래에셋을 처음 창업하고 10개월 후인 1998년 4월 박 회장은 1억원을 출자해 미래에셋육영재단을 만들었고 2000년 3월에는 75억원을 들여 박현주재단을 만들었다. 당시 미래에셋 자기자본 300억원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규모였다.

박 회장은 올해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받게 될 배당금 16억원을 모두 박현주재단에 기부했다. 2010년부터 7년째 이어져 누적기부액은 2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박현주재단의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장학생으로 선발되거나 경제교실, 글로벌리더대장정 등에 참여한 학생은 20만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