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내 최대 철거업체 재건축 비리 잡았다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검찰이 국내 최대 철거업체 삼오진건설의 구조적인 재건축(재개발 포함) 비리를 적발해 회장 등 경영진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전국의 재건축 사업장 18곳이 연루됐다.

(☞본지 2월24일 보도 [단독]검찰, 1조 규모 재개발사업 비리 수사 착수 참고)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도균)는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등 혐의로 삼오진건설의 신모 회장(54), 김모 대표이사(53), 정모 전무이사(41)를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삼오진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철거업체다. 2005년 설립 이후 10대 업체로 이름을 날렸다. 2013년 '철거왕' 이금열 다원그룹 회장(47)이 구속된 후에는 막강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신 회장 등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의 재건축 조합 18곳의 조합장 등 임원 23명에게 "철거 일감을 가져가게 해달라"며 약 12억5000만원을 건네고 일감을 수주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과 짜고 철거면적을 부풀려 약 25억4000만원을 추가로 챙긴 혐의다. 회사 자금 약 77억84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조합 임원들은 철거업체 선정권이 있는 시공사에 압력을 넣어 삼오진건설에 이권을 안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시공사들도 검은 거래에 연관된 것으로 보고 수사했지만 혐의점을 잡아내진 못했다.

검찰은 삼오진건설과 거래한 조합 임원 6명과 브로커 1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임원 1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조합 임원들이 챙긴 뇌물 12억원가량을 환수했다"며 "이 같은 비리는 결국 조합원들의 분담금 상승,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범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