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공지능 TV '기가지니' 출시 5개월만에 10만 돌파

KT의 인공지능(AI) TV셋톱박스 ‘기가지니’가 출시 5개월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섰다. KT는 AI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고 개발자 소스를 공개해 국내 AI 생태계 조성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기가지니에 금융을 얹다… 카우치 뱅킹도 준비=KT는 지난 1월 말 출시한 기가지니의 가입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최근 일주일 만에 1만 가입자가 늘어나는 등 가입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KT는 연내 50만 가입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을 셋톱박스 형태로 제작함으로써 시청각 기반의 서비스로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기존 AI 기기 경쟁제품들은 주로 스피커 형태다.

기가지니는 TV 연동 뿐 아니라 날씨, 교통, 일정관리 등 홈비서 기능과 홈 IoT(사물인터넷) 제어, 음성·영상 통화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KT는 앞으로 기가지니에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KT는 미래에셋대우와 협약을 통해 30일부터 음성인식을 이용한 주가 및 지수 조회, 차트 조회, 국내외 시황정보 등을 제공하는 AI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기가지니에게 “지니야, 오늘 주식시장 어땠어?”라고 말하면 “코스피 지수는 달러화 약세 전망과 한국증시 저평가론 확산으로 전일 대비 0.99% 상승한 2178.38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라는 답을 들을 수 있다. 향후 KT와 미래에셋대우는 비대면계좌 개설 및 주식 실거래 등과 같은 금융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도 서비스를 연동한다. 오는 9월 집에서 퀵송금, 계좌조회 등을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카우치 뱅킹’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KT는 AI 생태계 조성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30일 개발자 포털과 함께 기가지니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하는 SDK는 기가지니에 탑재한 음성인식, 대화처리, 텍스트 음성변환 기술(TTS, Text to Speech) 등 KT의 축적된 음성인식 기술과 함께 음성·영상통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앱 프로그래밍 환경(API)을 포함하고 있다. 협력사들은 기가지니의 음성, 통화, 데이터 관리 등의 기능을 활용한 응용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게 된다. KT는 향후 음성결제, 영상인식, IoT 등 API를 추가해 기가지니를 AI 융합 플랫폼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니야~’부른 10만 가입자…가장 많은 요청은?=한편 KT가 가입자들의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요청한 메시지는 ‘TV 켜줘’ 였다. 이어 ‘음악 틀어줘’ ‘다음 곡’ 등 음악 듣기 관련 요청도 많았다.

또 ‘오늘 날씨 어때?’ ‘미세먼지 어때?’ 등 날씨 질문과 ‘지니야 사랑해’ ‘우울해’ 등의 감정상태를 표현하는 메시지도 사용비중이 높았다. AI가 감성적인 소통에 활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감성 채팅이 30%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TV 지시가 24%, 음악 지시가 22%, 기타 생활비서 용도가 13% 순이었다.

TV 특성상 다양한 연령대가 고르게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지니뮤직 서비스의 경우 모바일앱에서는 아이돌 그룹의 최신곡 인기가 높은 반면 기가지니에서는 40~50대들이 선호하는 곡이나 어린이들의 동요 등도 상위권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