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20주년' 홍콩 찾은 시진핑 "지난 20년은 특별한 여행"

2013년 집권 후 처음 홍콩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9일 중국 반환 20주년에 대한 축하 인사와 함께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오는 7월1일 반환 20주년에 앞서 이날 홍콩에 도착해 가진 공항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중화권 언론이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을 시작으로 사흘간 일정으로 홍콩에 머문다. 시 주석은 공항연설에서 "9년 만에 다시 홍콩 땅을 밟는다"면서 "홍콩은 항상 나의 가슴 속에 있었기에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의 목적을 반환 20주년에 대한 축하, 중국 정부의 지원 약속, 미래 설계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시 주석은 먼저 반환 20주년을 축하하고 그동안의 성취를 격려했다. 그는 "진심으로 홍콩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 의지도 재차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 정부는 항상 홍콩의 강력한 후원자였다"면서 "우리는 홍콩이 발전하고 생활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항상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이번 방문을 홍콩의 미래를 설계하고,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 정부는 홍콩의 특별한 20년 여행을 돌아보고, 그동안 경험을 정리하고, 미래를 바라보기 위해 홍콩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콩의 새로운 분위기와 새로운 변화들을 느끼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공항 도착에는 렁춘잉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과 부인, 내각 장관들, 오는 7월1일 취임하는 캐리 람 차기 행정장관 등이 모두 나와 영접했다.


시 주석은 방문 기간 중 홍콩 반환 20주년 행사와 새 정부 취임식에 참석하고 홍콩 청년들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방문 첫날은 서구룡문화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한다. 이 곳에서 홍콩왕실박물관 건설을 위한 베이징과 홍콩간의 서명식을 주재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렁춘잉 홍콩특별자치구 행정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방문 이틀째인 30일에는 청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감안해 주니어폴리스콜(Junior Police Call) 멤버들을 만난다. 이 그룹은 소통을 촉진하고 경찰과 젊은층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유엔롱 지역에 위치한 인민해방군 부대를 시찰하고, 오후에는 완차이의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한다.

방문 마지막 날인 1일에는 반환 20주년 행사에 참석해 캐리람 차기 행정장관과 내각의 취임 선서를 주관한 뒤 이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어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홍콩의 주요 기반 시설 중 하나인 강주오 대교 건설현장을 둘러본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별도 일정으로 구룡통에 위치한 유치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방문을 전후해 홍콩 내 민주화 시위도 시작됐다. 전날 일부 시위대는 투옥 중에 감안 말기 판정을 받은 노벨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완차이의 황금 자형화 동상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동상은 중국 정부가 홍콩 반환을 기념해 홍콩에 보낸 선물이다.

매년 7월1일에 맞춰 민주화 행진을 개최하고 있는 현지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진선은 30일 저녁 완차이에서 집회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전체 경찰관 2만9천 명 중 3분의 1을 넘는 1만1천 명을 동원해 24시간 경비 태세에 들어가 있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홍콩 반환 20주년의 의미와 '일국양제' 시스템의 성과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 내에선 시 주석 취임 이후 '일국양제' 시스템이 훼손되고 자율성이 후퇴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