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6년7개월만에 금융 대장주 등극…윤종규 "알겠다" 담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사진제공=KB금융그룹

"알겠습니다."


상반기 실적 리뷰 회의를 진행하던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종가기준으로 시가총액이 신한금융지주를 제쳤다는 보고를 받고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윤 회장에게 가장 기쁜 소식 중 하나지만 윤 회장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회의 진행을 이어갔다.

KB금융 주가가 29일 전날보다 2.66% 오른 5만78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4조2000억원으로 신한지주 23조7000억원을 제쳤다. 종가기준으로 KB금융은 2010년 11월25일 이후 한번도 신한지주 시가총액을 넘어선 적이 없다. 6년 7개월만에 KB금융이 금융주 대장주에 다시 오른 것이다.

KB금융이 대장주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실적 개선 덕분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7314억원으로 신한지주 순이익 컨센서스 7020억원을 앞선다. 2분기 KB금융 실적에는 KB손보 지분취득때 발생한 염가매수차익과 KB손보와 KB캐피탈이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추가된 이익이 반영될 예정이다.

원재용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 본연의 펀더멘털 개선과 함께 자회사 성장도 지속적으로 예상된다"며 "KB금융의 거침없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증권사는 2분기에 KB금융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7일 KB금융 2분기와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8897억원, 3조374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KB금융 설립 이후 사상 최대 분기 및 연간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KB금융에 대장주 자리를 내준 신한금융은 바빠졌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자본시장, 글로벌,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 CIB(기업투자은행)사업부문을 GIB(그룹·글로벌투자은행그룹) 사업부문으로 확대하고 그룹의 글로벌 사업부문도 매트릭스 체제로 구축했다. 디지털 관련해서는 CDO(최고디지털총괄임원)를 신설하고 CDO 협의회를 운영한다. CoE(디지털관련전문가조직)로 SDII(신한디지털혁신센터)도 새로 만든다.

해외 IR(기업설명회)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7일 미국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섰다. 지난 4월 아시아와 이달 중순 유럽에 이어 미국에 있는 주요 투자자에게 신한금융의 경영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조 회장은 방미중 아마존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 계약을 체결했다. 신한금융과 아마존은 올해내 AI(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차세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로드맵 구상을 마치고 향후 3~5년간 적용 대상 및 규모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 미국에 있는 주요 핀테크 기업들과 만나 디지털 혁신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