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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국민 의료비 절감, 헛다리 짚는 정부

광화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입력 : 2017.07.03 04:30|조회 : 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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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확대로 민간 실손보험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민간회사에 강제로 가격을 내리라 할 수 없으니 가격 인하를 강제할 수 있도록 법도 만들겠다고 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급여 의료비 중 자기 부담금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를 보험금으로 보전해준다.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늘려 비급여 진료 일부가 급여로 전환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낮아지니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얼마나 늘려 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비율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정부 논리를 뒷받침하는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보험사가 이익을 봤을 것이란 추정만 제시했을 뿐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국민 3대 부담 중 하나가 의료비"(김성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라며 내놓은 대책이 실손보험료 인하 방안이라는 점이다. 국민 3대 부담 중 하나가 의료비면 의료비 절감 대책을 내놓는 것이 상식적이다.

실손보험료가 지난 2년간 매년 20%남짓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달 실손보험료는 40대 남자 기준 올 1월 현재 월 1만8000원 가량이다. 1년 전과 비교해 3600원 정도 올랐다. 단순 계산해 4인 가족이면 한달에 1만4400원, 1년이면 17만2800원의 실손보험료 부담이 늘었다. 작은 돈이라고 할 수 없지만 정부가 국민 3대 부담 중 하나인 의료비 상승의 주범이라고 지목할만한 금액은 아니다.

의료비 부담의 진짜 원인은 정부가 관리하지 않아 진료명도, 가격도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비급여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총 의료비 증가율을 보면 7.7%인데 이 기간 동안 급여는 6.7%, 비급여는 10.2% 올랐다.

비급여 의료비가 빠르게 느니 정부가 건강보험에 얼마인지 모를 재정을 투입했다고 하나 총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는 비율은 2009년 65%에서 2015년 63.4%로 오히려 낮아졌다. 2011년 63%나 2013년 62%보다는 올랐지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80%에 비해서는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정말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걱정한다면 건강보험 보장률 확대 로드맵부터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 로드맵의 최우선 과제로 비급여 진료에 대한 관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리 급여 진료가 되는 항목을 늘려도 최신 의료기술 발달로 비급여 진료가 더 빨리 늘어 총 의료비에서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63% 안팎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권성희 금융부장
권성희 금융부장
정부가 법까지 만들어 잡겠다고 하는 실손보험료는 비급여 진료만 확실하게 관리하면 자연스레 잡힐 가능성이 높다. 실손보험은 과잉 비급여 진료로 만성 적자 상태다. 이런 비급여 진료만 관리한다면 실손보험료는 50여곳 생명·손해보험사들의 경쟁에 의해 자연히 낮아져야 하는 것이 시장경제의 원칙이다.

지금은 실손보험료로 1만원을 받으면 보험금으로 1만2000원을 내줘야 하는 만성적자 상태니 보험사로선 실손보험을 많이 팔고 싶지도 않고 보험료까지 낮출 여력은 더더욱 안 된다.

그럼 안 팔면 되지 왜 손해 보면서 파냐고 순진하게 묻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건 비급여 의료비 부담이 너무 커 실손보험이 국민 생활에 없어선 안 될 상품이 되다 보니 안 팔기는커녕 적게만 팔아도 금융당국이 실태조사 등등의 명목으로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다. 현재 실손보험을 안 파는 보험사는 당국 눈치를 덜 보는 외국계 보험사뿐이다.

지금 정부가 국민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할 일은 적자 보는 민간 보험사의 보험료 인하를 강제할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실손보험 비가입자까지 혜택을 보는 실효성 있는 의료비 절감 대책, 즉 비급여 관리 방안을 내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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