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경제신춘문예 (~12.08)KMA 2017 모바일 컨퍼런스 (~11.23)
세상과 잘 사는법, 내가 잘 사는법 - 네이버 법률

'앱팔이'부터 '열정페이'까지…취준생 울리는 대외활동

스펙 쌓기·채용 우대 가능성에 부당한 대우에도 지원자 몰려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입력 : 2017.07.13 06:25
폰트크기
기사공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열정페이', '앱 팔이'…. 취업준비생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제공하지 않는 '갑질' 대외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취업난이 가중되며 취준생들에게 서포터즈, 공모전 등 기업이나 기관에서 쌓은 대외활동 경험은 필수 스펙이 됐다. 13일 취업 관련 통계 등에 따르면 대외활동 참가 대학생 비율은 매년 늘어 2016년 1회 이상 대외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대학생 비율(2016년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조사)은 55.8%로 2015년 44.8%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하지만 대외활동을 주관하는 일부 기업들은 참가자들에게 활동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거나 상품 영업을 시키기도 해 참가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가족부터 친구까지…'앱팔이' 된 대학생들

시중은행의 앱 가입을 부탁하는 대학생 홍보대사 /사진=카카오톡 대화 캡쳐
시중은행의 앱 가입을 부탁하는 대학생 홍보대사 /사진=카카오톡 대화 캡쳐

이번 여름 방학 한 은행의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대학생 박모씨(24)는 최근 '활동 목표'를 부여 받았다. '활동목표'는 은행앱을 많은 사람들이 설치하도록 하는 것. 박씨는 은행 행사와 가두홍보에 참여했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우수팀은 채용시 우대해준다는 은행측 조건에 마음이 급해졌기 때문. 박씨는 부모님은 물론 친구들에게 연락해 앱을 깔고 본인의 추천인 코드를 입력해달라고 부탁했다.

박씨는 "처음엔 경험삼아 시작한 일이었다"며 "하지만 채용이 연관되자 마음이 급해져 '앱팔이'로 나섰다. 꼭 영업사원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몰라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한데 정말 채용시 우대해주는지도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4박5일 통역하고…활동비는 '10만원'

직원과 다름없는 강도로 일을 시키면서도 합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열정페이' 문제도 심각하다. 많은 대외활동 공고문에는 활동혜택이 '소정의 활동비'라고 적혀있어 참가자들은 지원하기 이전에 어떤 대가를 제공 받는지 잘 알 수 없다.

한 공공기관의 서포터즈로 활동한 대학생 이모씨는 기관이 주관한 4박5일 일정의 대규모 국제컨퍼런스에 참가했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었던 이씨와 서포터즈들은 컨퍼런스에서 통역을 도맡았다. 하지만 5일동안 통역을 맡은 서포터즈들에겐 불과 1인당 10만원의 '활동비'와 수료증 한 장이 지급됐다.

이씨는 "컨퍼런스에 가보니 4~5명의 서포터즈를 빼곤 아무도 외국어를 못했다. 아예 통역 아르바이트를 시키려고 뽑은 것"이라며 "당시 일반 진행요원들의 일당이 10만원이었는데 5일간 일을 시키고 겨우 10만원을 주는건 너무한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업체의 기자단 선발 공고의 혜택안내. 수료증, 명함, 컨설팅 및 행사 참석의 혜택을 부여한다. /사진=기자단 선발 공고문 일부
한 업체의 기자단 선발 공고의 혜택안내. 수료증, 명함, 컨설팅 및 행사 참석의 혜택을 부여한다. /사진=기자단 선발 공고문 일부
일부 기업들은 '기자단'을 뽑아 기업블로그 운영을 맡기고 대가로 수료증, 사옥 견학 등을 제공한다. 금전적 대가는 없다. 한 기업의 '기자단'으로 활동한 대학생 오모씨(22)는 "매주 정해진 양의 포스팅을 올리는 아르바이트나 마찬가지였다"며 "말만 기자단이지 사실상 무급 알바"라고 전했다.

◇기획안·디자인 저작권은 모두 회사 차지

한 업체의 로고 디자인 공모전 공고 /사진=업체 홈페이지
한 업체의 로고 디자인 공모전 공고 /사진=업체 홈페이지
대외활동을 가장한 저가 외주작업도 빈번하다. 한 업체는 자사의 로고 디자인 공모전을 열며 "응모 및 당선 작품의 판권, 사용권, 저작권, 지적 재산권 등 모든 권리는 자사에 귀속된다"며 출품작 일체의 권리를 회사가 갖는다고 알렸다. 1등에게는 현금 50만원과 50만원 상당의 자사 상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디자인 업계에 따르면 경력 1~2년차 디자이너의 로고디자인 가격이 100만~200만원에 형성돼있어 1등 상금 100만원의 공모전은 사실상 '꼼수 외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마저도 업체가 "수상작이 없을 수 있다"고 밝혀 참가자들에게 상금이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 김모씨(25)는 "업계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며 "사실상 무급 봉사라는걸 알지만 혹시나 당선되면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취업할 때 도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울며 겨자먹기로 응모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아무리 절박한 입장의 대학생들을 상대한다고 하지만 기업도 최소한의 대가는 지급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