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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제재에도 끄떡없다? 북한경제 미스터리

[소프트 랜딩]국제사회 경제제재에도 북한 경제지표 개선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7.07.14 06:30|조회 : 1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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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10년 제재에도 끄떡없다? 북한경제 미스터리
지난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이후 한번도의 긴장이 크게 고조됐다. 특히 ICBM 발사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직접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제재 명단에 포함시키는 소위 '세컨더리 보이콧'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북한은 국제사회 및 미국의 제재와 압박에도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국제사회의 본격적인 대북제재안이 실행된 것이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임을 감안하면 북한은 무려 10년 넘게 경제 제재를 받고 있으며 또 그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10년 넘게 경제제재를 받아왔다면 응당 북한경제는 심각하게 망가지거나 다시 고난의 행군이라도 걸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보란 듯이 핵기술을 고도화하고 ICBM까지 개발하고 있으니 머리가 갸우뚱해지지 않을 수 없다 .

미스터리한 북한경제의 실상을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한국은행이 매년 추정하는 북한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북한 1인당 국민소득은 139만원 수준으로 남한의 약 1/22에 해당한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5년 -1.1%를 기록해 다소 침체됐으나, 1인당 국민소득은 2014년과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내놓은 분석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2015년 1인당 GDP(명목기준)는 1013달러로 2014년(930달러)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제재 와중에도 북한의 1인당 GDP가 전년대비 9% 가까이 성장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북한의 생산과 소비 활동은 과거에 비해 훨씬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1월에 발표한 '2016년 북한경제 동향 평가'에 따르면 양호한 기후 여건과 강수량에 힘입어 지난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은 총 481만톤으로 전년대비 7%정도 늘어났다.

또한 풍부해진 수량과 일기 조건 등으로 수력발전량이 크게 증가했고, 중소형 화력발전소의 신설과 개·보수 작업이 이뤄지면서 전체 전력생산량도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전력생산의 증가는 곧 군수산업을 포함해 전반적인 산업생산 능력을 개선시키는 요인이 된다.

KDI는 소비 측면에서도 평양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중심 지역에서 새로운 백화점과 소비재를 판매하는 각종 판매처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중국산 및 북한의 경공업 제품들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2015년 기준 324만명으로 전년대비 44만명이나 증가했고, 2011년 100만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인구 1백명당 가입자 수도 2015년 12.88명으로 전년대비 1.69명 증가했고, 2011년의 4.06명에 비해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중국과의 무역에 있어서도 제재의 충격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무역협회 중국무역통계에 따르면 2016년 북중무역 규모는 연간 58.3억달러로 전년대비 8.3% 증가했다. 2000~2009년 북중무역 규모는 연평균 14.1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010~2016년에는 이전보다 4배에 가까운 연평균 56.0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중국해관통계에 의하면 북한의 대중수출은 2017년 상반기에 전년동기대비 13.2% 감소했지만 대중수입은 29.1%나 증가해, 북중 총무역액은 10.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고 그 강도도 강화됐지만, 북중무역은 오히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1분기 북중무역이 전년동기대비 40%나 증가했다면서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 환구시보는 1분기 대북 인도주의 식량수출만 늘었을 뿐 전반적으로 북중무역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대북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제사회의 대북경제제재 이후 북중 접경지역에서의 비공식무역(밀무역)이 마치 '풍선효과'처럼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과 중국은 약 880마일에 이르는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접경지역에서 보따리 장사 등 소규모 상인들이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밀무역에 종사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인 한국경상대학 박종철 교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중국 사이의 비공식무역은 공식무역보다 2~3배가량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동북아연구원장에 따르면 식량은 제재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밀무역의 경우 제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 내부적으로도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위축보다는 오히려 시장경제가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종합시장(장마당)은 2016년 436개로 파악되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40개나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골목시장, 야시장 등 소규모 비공식시장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800여개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다.

2003년 개설이 허용된 지 불과 13년 만에 이처럼 장마당이 확대된 것은 북한 경제의 시장화가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옌볜대학 국제정치연구소 진창이 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시장화 추세가 80년대 중국의 수준을 이미 능가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북한에서 달러화가 마치 공식화폐처럼 유통되면서 화폐의 자원배분기능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고, 종합시장과 화폐를 통한 경제시스템의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증대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북한경제는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경제제재에도 오히려 어떤 경제지표면에서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빈곤할 줄만 알았던 북한이 어떻게 핵과 미사일을 계속 개발할 수 있었는 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성근
최성근 skchoi77@mt.co.kr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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