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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계란값 1만원 시대에 대한 단상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입력 : 2017.07.14 04:35|조회 : 6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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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한 판에 3000원"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형마트 전단지에 어김없이 등장했던 문구다. 그 때는 아까운 줄도 모르고 세일 할 때마다 사다 놓고, 상하면 버리는 패턴을 반복했다. 이제는 계란 후라이 서비스 하나에 단골 식당을 바꾼다.

계란값 만원 시대가 열린 지 반년이 흘렀다. 누구나 좋아하고 쉽게 사먹을 수 있어 '국민 식품' 지위를 놓치지 않았던 계란은 이제 2배 뛴 몸값을 자랑한다.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계란 값만 오르니 박탈감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계란 값이 저렴했던 과거가 그립다.

그러나 저렴한 계란값이 농가에 치명타였다는 것을 최근 취재 과정에서 새삼 깨닫게 됐다. 계란은 우리나라 농축산물 가운데 100%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식품으로 공급량이 넉넉했다. 그래서 농가들은 항상 '을'이었고, 가격 결정권을 쥔 '갑'은 중간유통상이나 유통업체들이었다. 계란 한판에 3000원이라는 가격은 그렇게 만들어졌던 것이다.

이 때문에 양계농가들은 AI 피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한편으론 이번 계란 파동이 계기가 돼 농가와 유통상 간 힘의 균형이 이뤄지길 기대했다. 일방적인 '을' 지위를 벗고 상생하게 되길 내심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그 기대는 정부의 태국산 계란 수입조치 앞에 무너졌다.

정부는 뛴 계란값을 잡으려 태국산 계란 수입을 결정했다. 이달 초 97만개가 수입됐고, 조만간 2차 물량인 100만개도 상륙할 예정이다. 아직 계란값은 요지부동이지만 흐름은 금세 바뀔 수 있다. 올초 미국산 계란 수입 때처럼 일시적 조치가 아닌, 사실상 시장 개방인 탓이다.

태국산 계란은 현지 원가가 1개당 약 70원에, 한·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로 관세도 5%에 불과해 한국에서 개당 100원선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계란은 우리나라에서 100% 자급자족이 가능한 식품이다. 역대 최악의 AI 때문에 공급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졌지만, 연말이면 그마저도 해결된다고 한다. 급한 불을 끄려고 대책없이 계란 시장을 개방해 버리면, 가뜩이나 어려웠던 양계농가는 생존이 막막해질 수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을 필요는 없다. 계란 시장을 개방하기보다 계란 수급이 요동치게 된 근본 원인에 집중해야 할 때다.

[기자수첩]계란값 1만원 시대에 대한 단상

김소연
김소연 nicksy@mt.co.kr

산업2부 유통팀 김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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