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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일해 2만원 벌었어요"…지하철1호선 '쇼호스트'

불황에 지하철 이동상인↓… "오죽했으면…이해돼"vs"강매 느낌에 불편, 엄연히 불법"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입력 : 2017.07.15 06:45|조회 : 1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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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1호선 열차 내에서 이동상인이 물건을 팔고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지하철1호선 열차 내에서 이동상인이 물건을 팔고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실직 후 오래 방황하다 지하철 행상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처음엔 부담됐지만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불쾌감을 느낄 손님들에겐 죄송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지하철 이동상인 A씨)


지난 14일 찾은 지하철1호선 독산역. 한 중년 남성이 셀카봉 수십개가 담긴 상자를 카트에 싣고 전동차에 올랐다. 그는 객차 한 가운데로 이동 후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을 시작으로 셀카봉이 가진 갖가지 장점을 설명했다. 화려한 말솜씨는 인기 홈쇼핑방송의 스타 쇼호스트 못지 않다. 설명을 마친 상인은 객차를 한바퀴 돌며 면대면 영업을 시작했다. 셀카봉 2개를 판매한 그는 카트를 밀며 다음칸으로 이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동차 내 영업행위는 불법으로, 단속대상"이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경기불황으로 지하철 행상(이동상인)이 많이 줄어든 가운데 지하철1호선을 중심으로 행상들이 근근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이 늘고 소비환경이 바뀌면서 과거보다 행상 수는 줄었지만 돗자리, 쿨토시 등 파는 물건은 다양하다. 이들은 날씨, 계절, 시간대별 지하철 이용객 등을 고려해 판매 물건을 정한다.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물건 가격은 1000~2000원 수준이다.

지하철 행상 B씨는 "행상 물건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1호선 승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한다. 과거보다 판매량은 많이 줄었다"며 "6시간 일해 번 돈이 고작 2만원이다. 카드 쓰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듯 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날씨 예보 등 뉴스를 항상 모니터링하는데 비가 오면 우비나 우산을, 노인층이 많은 경우 지팡이를, 주부들이 많은 경우 생활용품을 판다"며 "행상도 나름의 전략이 있어야 목구멍에 풀칠하고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승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김모씨(52)는 "(행상들이)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지만 오죽했으면 여기까지 나왔겠느냐"며 "행상들을 보면 지하철 안이 생동감 넘치는 삶의 현장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장인 최모씨(28)는 "행상들이 물건 판매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불편하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사야 할 듯 강매해 반갑지 않다"며 "객차 내 영업이 엄연히 불법인데 왜 방치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철도안전법 시행규칙에 따라 철도종사자의 허락 없이 여객에게 기부를 부탁하거나 물품을 판매·배부 또는 연설·권유 등을 해 여객에게 불편을 끼치는 행위는 금지된다. 지하철 내에서 물건을 팔다 적발될 경우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서울교통공사는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1호선, 5호선, 7호선 등에서 이동상인 적발이 많다"며 "지하철 보안관·역직원이 전동차에 탑승·확인해 적발, 과태료를 물리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계형 상인들이 많아 단속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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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ohyesgogo  | 2017.07.15 14:19

세상이 혼자 살수 없는 곳 이라는걸 깨달아 가는 사람의 인터뷰와 세상은 자기 혼자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풋내기의 인터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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