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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조원 vs 15조2000억원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입력 : 2017.07.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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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조원 vs 15조2000억원
‘230원’

최저임금위원회의 노동계와 경영계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최저임금안 격차다. 불과 3표차로 7300원을 제시한 경영계는 7530원을 제시한 노동계의 안에 밀렸다. 위원회 최초안은 노동계 1만원, 경영계 6625원이었다. 최초안 격차 3375원에 비하면 230원은 껌값이나 다름없다. 실제 ‘껌값’도 안되는 돈이다.

양측의 격차가 이처럼 좁혀질 것으로 예상치 못했지만 더 놀라운 건 경영계가 올해 대비 12.8%의 인상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다. 경영계의 최초 제시안은 2.4%였다.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의 1만원 공약의 영향을 받은 공익위원의 예고된 움직임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표결에서도 지면서 경영계의 부담은 더 커졌다.

개인의 시간당 230원은 푼돈이지만 노동자 전체의 연봉으로 환산하면 적지 않다. 1년을 52주로 보고 연장근로 포함 주당 52시간 일한다고 할 때 사용자는 최종 제시액보다 62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20명이면 총 부담액은 연 1243만원까지 늘어난다.

올해 기준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81%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돼 있다. 또 우리나라 일자리의 88%가 이들 사업장에 몰려 있다. 문재인정부의 최대 공약이 일자리 확대라는 점은 그래서 아이러니하다.

당 대표 시절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를 예로 들면서 “최저임금 때문에 기업이 도산한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지만 최근 분위기는 확실히 다르다. 사용자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영세기업의 도산을 우려한다. 경쟁력 있는 기업만 살아남아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 하더라도 당장 기업들의 도산은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또 일자리가 줄어든 가운데 살아남은 근로자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릴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다.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결정 전에 꼼꼼히 설계된 지원책이 마련됐어야 했다. 여건이 나쁘긴 했다. 국정농단에 장미대선으로 논의시기가 없었고 새 정부는 정부조직부터 추경, 인사까지 사사건건 국회로부터 발목을 잡혔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이상 이제는 영세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합심해야 할 때다. 정부가 후속대책으로 4조원 규모의 지원대책을 발표했지만 업계에서 추산한 중견·중소기업의 추가 부담액 15조2000억원과 간극이 크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줄도산을 우려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지영호
지영호 tellme@mt.co.kr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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