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YG에 이어 SKT-SM… 한류 손잡는 IT대기업

IT(정보기술) 대기업들이 잇따라 대형 연예 기획사와 제휴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SK텔레콤 (50,100원 ▼600 -1.18%)과 에스엠 (78,100원 ▲2,000 +2.63%)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가 계열사 지분에 교차 투자하며 제휴 관계를 맺은 것.


AI(인공지능)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힘써 온 ICT(정보통신기술)업체들이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류 문화 콘텐츠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ICT 기술과 콘텐츠 경쟁력이 만나 다양한 영역에서의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SK텔레콤이 SM엔터와 상호 지분투자로 광범위한 제휴관계를 맺은 것은 한류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과 SM엔터는 각각 계열사인 아이리버와 SM C&C에 교차 출자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SK텔레콤은 "앞으로 ICT와 콘텐츠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한류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라며 "SM엔터와 함께 한류 콘텐츠에서 2차, 3차로 파생되는 다양한 사업기회를 포착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네이버가 YG엔터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인 제휴 관계를 맺은 데 이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글로벌 한류 기획사인 SM엔터가 손잡은 것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 양 사의 수요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SK텔레콤은 AI, 플랫폼 등 ICT 역량을 갖췄고 SM엔터는 스타 지적재산권,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가졌다. SM엔터는 샤이니, 엑소,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한류 아이돌 스타와 장동건, 황신혜, 강호동, 신동엽 등 연예계를 주름잡는 스타들이 소속돼 있다. 양 사는 서로의 경쟁력이 합쳐져 높은 시너지와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유투브, 넷플릭스 등 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글로벌 ICT기업에 대항해 독창적인 콘텐츠 확보가 필요했고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스타 콘텐츠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류 콘텐츠가 ICT 대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의 발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국내 ICT기업들은 기술 경쟁력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미 플랫폼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ICT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츠 경쟁력은 핵심 수단이 될 것이란 계산이다. 네이버는 당시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V 라이브 등의 서비스와 YG엔터의 전문적인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SK텔레콤과 SM엔터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수익 사업을 개발한다. 그동안 공연, 음원,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2차 파생 산업으로 부가가치 확대는 미흡했다. 국내 연예기획 산업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헐리우드 영화 1편의 글로벌 수익에도 못 미칠 정도였다.

또 양사 제휴의 연결고리인 아이리버와 SM C&C를 통해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의 진출을 추진한다. 아이리버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SM엔터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가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진출을 본격화한다. SM C&C는 SK플래닛으로부터 인수한 광고 사업을 확대하고 중국,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