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관 정책보좌관에 '한청' 출신 송현석씨 임용할듯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사진=뉴스1

이적단체 간부 출신이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송현석씨가 교육부 정책보좌관(2급) 자리를 제안받고 임용 검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씨는 청문회 당시에도 민간인으로 김상곤 인사청문회 준비팀에 합류했다가 논란이 되자 업무를 중단하기도 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교육부 정책보좌관에 송씨를 임용하기 위한 검증에 돌입했다. 정책보좌관은 문재인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할 고교학점제, 수능 절대평가 등 주요 정책을 제어하는 등 정무적 판단을 내리는 직책이다.

송씨는 김 부총리가 경기교육감 시절인 2013년부터 1년간 시민정책비서로 활동했다. 김 부총리가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2015년)으로 재직할 땐 비서실장을, 인재영입위원장 시절(2016년)엔 간사위원(2016년)으로 활동하면서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송씨는 최근 김 부총리의 인사청문회준비단에서 일했다. 그는 민간인 신분이지만, 청문회준비단 내부에서는 '실장'이라는 비공식 직함을 사용하며 언론대응 지침 등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져 '비선실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송씨가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판결 내린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의 정책위원장 출신이란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송씨가 몸 담은 한청은 2001년 41개 청년단체가 모여 만든 단체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문제가 된 이 단체에 대해 재판부는 "강령이나 소식지는 남한 사회를 미국 제국주의 식민지로 규정하고 북한의 선군정치를 찬양하면서 주한미군 철수와 인민 민주주의 혁명 등을 주장하고 있어 공소사실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송씨의 이력은 청문회에서 김 부총리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송씨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자 김 부총리는 "송씨는 비서실장 역할을 몇년 해왔다"며 "예전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활동을 했지만 모든 게 해소돼 경기교육청 공무원, 의원보좌관으로도 일한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교육 경력이 전무한 인사가 이해관계가 첨예한 교육정책을 제대로 다룰 지도 의문이다. 송씨의 정책보좌관 임용 추진과 관련해 교육부 내부에서도 반감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 장관이 데려올 수 있는 정책보좌관은 2명"이라며 "보통 1명은 교육계에서, 나머지 1명은 정당에서 추천하는 인사가 왔다"고 말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송씨의 이력이 인사청문회에서 언급됐을 때 이미 정책보좌관으로 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지만, 부정적인 보도가 나간 뒤에도 송씨를 채용하려 하는 것은 의외"라고 평가했다. 김석기 의원은 "김 부총리는 이적단체 핵심인물이었던 사람에게 비서실장, 간사위원 등의 자리를 주는 것도 모자라 장관 청문회준비 TF팀 실세 역할도 맡겼다"며 "송씨가 국가교육 정책을 논의하는 것은 김 부총리의 사상과 안보관이 부적합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가 임명할 나머지 한 명의 정책보좌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보좌관 출신의 이모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보좌관 2명 모두 사실상 정치권 인사가 들어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