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둔화는 자동적인 (실질) 금리인상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명목(nominal)과 실질(real)을 구분해서 이해할 때에는 '월급'과 '물가'를 떠올리는 게 가장 쉽습니다. 예를 들어 나의 명목 연봉이 올해 3% 인상되었다고 해도 물가가 4% 올랐다면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실질 연봉은 오히려 1% 삭감된 셈이 됩니다.

반면에 연봉이 2%밖에 인상되지 않았어도 물가가 1%밖에 오르지 않는다면 많이 서운해 할 일은 아닙니다. 실질 연봉은 1% 오른 게 되니까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0.00~0.25%이던 정책금리 목표를 1.00~1.25%로 높여 놓았습니다. 올해 남은 기간 한 번 더 올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오는 2019년 말까지 3.00%가 되도록 하는 구상임을 반복해서 밝혀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여러 차례 소개해 드렸듯이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올봄 이후로 다시 빠르게 꺾이고 있습니다. 명목 정책금리가 인상됐는데 물가상승률은 떨어졌으니 실질 정책금리는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명목 금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이후로 미국의 실질 정책금리는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게 위 그래프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식품과 에너지 및 주거비를 제외한 인플레이션을 차감해 산출한 미국의 실질 정책금리는 현재 0.67%로 지난 2005년 초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당시는 연준이 여섯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해 "명목" 정책금리를 2.5%로 운영하던 때입니다.

즉, 인플레이션을 함께 고려해 보았을 때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그렇게까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7월 19일 (06:48)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