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내수 넘는다" 삼양식품, 올 상반기 수출 3배 껑충

삼양식품 (268,500원 ▲8,000 +3.07%) 해외 수출액이 올해 국내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매운맛 열풍이 지속되면서 불닭볶음면 판매가 3배 늘어난 덕분이다.


19일 증권·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 상반기 해외 수출액이 9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916억원)을 올해는 반기 만에 달성하는 셈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1분기 수출액 498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실적 기대감을 높인 바 있는데, 수출 대부분은 라면(495억원)에서 발생했다. 일등공신은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은 1분기 라면 수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불닭볶음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사드 여파로 매출이 주춤했던 것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선전이다. 불닭볶음면은 수출액 절반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동남아 지역이 35%, 기타 미주, 유럽, 중동 등이 15%를 차지한다.

사드 여파에도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한 9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자 남은 반기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중국 사드 여파가 회복되면 연간 해외 수출액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분기 성장률 40%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예상되는 연간 수출 규모는 약 2300억원이다. 국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2200억원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성장세에 삼양식품도 재기의 꿈을 꾸고 있다. 삼양식품은 1985년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농심에 라면시장 1위를 빼앗긴데 이어 4년 후인 1989년 '우지파동'까지 겪으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시장점유율이 10%대로 추락했다.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우지파동' 타격을 벗지 못해 삼양식품은 한때 파산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종로에 있었던 본사도 현재의 월곡동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수출길에 오른 불닭볶음면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삼양식품도 차츰 달라지고 있다. 신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하는 한편, 그간 소홀했던 스낵류 등에도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삼양식품은 올해 핵불닭볶음면 2종, 커리불닭볶음면 2종과 파듬뿍육개장, 와사마요볶음면, 쿨불닭비빔면을 라면 신제품으로 선보였다. 이와 함께 바나나짱구, 프리즐, 불닭오징어, 불닭아몬드 등 스낵류 신제품도 다량 출시했다. 올초 약 200억원을 투자해 강원도 원주공장에 불닭볶음면 생산라인 2개도 증설했다. 8월경 증설이 완료되면 연매출 1000억 규모의 생산능력(CAPA)이 추가된다.

다만,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에도 내수 시장이 답보상태라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5월 삼양식품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11.3%로, 4위인 팔도(10.2%)와 불과 1%포인트 차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닭볶음면 흥행을 보면 삼양식품이 국내 라면업계 원조 1위로서 확실히 저력이 있다"면서도 "다만 국내는 트렌드 변화가 워낙 빠르고 2위인 오뚜기와의 격차도 커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