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뀐 미샤, 해외 사업 속도 날까

(위부터) 미샤 중국 매장, 어퓨 말레이시아 매장/사진제공=에이블씨엔씨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6,470원 ▼180 -2.71%)가 이세훈 전 LG생활건강 상무를 새 수장으로 영입하면서 해외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새 최대주주가 된 IMM인베스트먼트(이하 IMM) 임원과 해외 사업에 밝은 외부 인사를 공동 대표집행임원으로 앞세워 새로운 도약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이세훈 신임 대표집행임원을 추가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정일부 IMM 부사장을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한 데 이어 이 신임 대표를 추가 영입하면서 2인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에이블씨엔씨는 최대주주가 창업주인 서영필 전 회장에서 사모펀드로 변경되면서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했다. 집행임원제도는 기존 대표이사 등을 통해 내렸던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을 대표집행임원이나 집행임원이 결정하는 제도다. 서 전 회장이 지분 매각에 이어 경영권까지 내 놓으며 창업주와 함께 초창기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이광열 전 부사장이 지난달 초 신임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 전 부사장도 회사를 떠났고 그 자리에 정 부사장이 올랐다. 이어 약 2주 만에 외부 인사를 추가 영입했다.

이 신임 대표집행임원은 P&G를 거쳐 LG생활건강 해외마케팅부문장과 미국 법인장 등을 지냈다. 최근까지도 LG생활건강의 북미 사업을 총괄, 화장품 및 생활용품 해외 사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졌다. IMM에서 투자총괄을 맡아온 정 부사장이 새 대표집행임원에 선임됐을 당시에도 투자 유치 등을 통해 해외 사업 확대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번 신규 대표집행임원 추가 선임에 따라 에이블씨엔씨의 해외 사업 확대 가속화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에이블씨엔씨는 2004년 호주 시드니매장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일본·중국 등 33개국, 3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해외엔 주로 미샤 브랜드 위주로 운영해왔는데 국내외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어퓨' 브랜드도 최근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달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매장 2개를 열었다. 쿠알라룸푸르에도 5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오는 2020년까지 말레이시아에만 12개 매장을 낼 계획이다.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로도 판로를 넓힌다는 각오다.


미샤는 2006년에 지사를 설립한 중국과 일본 시장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간다. 일본은 지난해 '매직 쿠션'이 현지에서 히트 상품에 등극, 지난해 일본 매출이 전년 대비 94.6% 증가한 273억원을 달성했다. 해외 진출국 중 가장 많은 21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중국에서도 지속적으로 점포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현재 컨설팅을 받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 대표집행임원 선임과 해외 사업과 관련 짓는 것은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화장품 시장은 성장이 정체된 지 오래기 때문에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성장의 끈을 이어가려는 것"이라며 "중국·일본·동남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북미·남미 등 신시장 개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