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안행부? 행정안전부 출범…안전·지방분권 강화 등 과제 산적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사진=뉴스1

20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국민안전처가 지난 2014년 11월 재난 대응 전담 부처로 신설된지 2년 8개월 만에 폐지되고 행정자치부와 통합되면서 '행정안전부'로 새롭게 출발한다.

행안부는 기존 행정자치부가 갖고 있는 국가 행정사무, 지방사무, 의전 등 다양한 기능 이외에 문재인 정부가 새롭게 제시한 지방자치 분권 강화 추진은 물론 안전처가 담당하던 재난 및 안전 관리라는 중책을 동시에 맡는 거대 조직으로 부활하게 됐다.


일각에선 안전처 장관 단독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를 전담하던 체제와 비교해 국민 안전 관리가 대폭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행안부가 이미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지방분권 강화의 큰 틀을 마련하는 중책을 맡은 데다 국민 재난·안전관리 업무까지 맡게 됐으니 업무 우선 순위를 놓고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행안부는 통합으로 재난 및 안전 관리가 소홀해질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독립된 조직으로 차관급 재난안전관리본부를 설치했다. 류희인 차관이 본부장을 맡은 재난안전관리본부는 재난 관리·안전 정책을 총괄하며, 인사 등 조직이나 예산에서도 독립성을 갖는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통상교섭본부와 유사한 성격인 셈이다.

행안부는 앞으로 김부겸 장관이 류 차관과 역할을 분담해 재난 및 안전 관리를 해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난이 발생할 경우 류 차관이 지방자치단체들과 비상 체계를 가동해 즉각적 대응을 책임진다면, 김 장관은 재난 컨트롤타워를 맡은 청와대와 상황을 조율하는 등 큰 틀에서 총괄 지휘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처럼 행안부에서 재난안전관리본부가 독립적인 역할을 맡는다는 점이 기존 세월호 참사 이전의 안전행정부와 크게 차별화되는 점이다. 안행부 시절엔 안전 업무가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는 내부 불만이 많았고, 결국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 관리 위기를 초래하는 단초가 됐다.

행안부가 추진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대통령과 17개 광역지자체장들이 참석하는 제2 국무회의를 시범 운영한 후 내년 개헌을 통해 이를 제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제2 국무회의는 자치 분권과 국가 균형 발전 과제를 다루는 최고 논의 기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지방재정확충을 위해 현재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장기적으로 6대 4 수준까지 개선하는 과제도 추진해야 한다. 내년부터 지방이양일괄법을 단계적으로 제정, 국가 사무의 획기적인 지방 이양도 추진해야 한다.

안전업무도 강화해야 한다. 국가 통합적 재난관리를 위해 청와대 재난 컨트롤타워인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지원하고, 자치단체·경찰·소방·해경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국가재난관리 역량을 높여야 한다. 교통사고, 승강기사고, 지진, 화재 등 각종 재난과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도 보호하기 위해 헌법 개정시 '국민안전권'을 명시하는 작업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분리된 지 2년 8개월이 지난 시점에 두 조직이 다시 묶인다는 점에서 융합에 소요되는 기간이 상당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밤낮없이 관리해야 하는 안전 부문의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나타날 안전 업무 기피 현상도 극복해야 한다. 행안부가 본부 인원만 1500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이어서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특정 기능이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안전업무가 지방 사무를 총괄하는 행안부로 통합되면서 지자체와 유기적 협력이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안전처 시절엔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 관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재난이나 안전사고 발생시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이 있었다"며 "지방과 협력이 보다 수월해지고 효율적 대응 체계가 이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