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수수료 수십억, 증권사 IPO 새 수익원 급부상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로부터 받는 청약수수료가 수십억원대에 이르면서 증권사 IPO 부서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약 수수료가 IPO 전체 수수료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적잖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셀트리온헬스케어 IPO를 맡아 1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인수수수료로 54억원을 받는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이 총 공모금액(1조88억원)의 0.25%(25억원) 안에서 추가 성과수수료를 줄 수 있어 추가 수익도 기대된다.

여기에 기관투자자에게 청약수수료를 적용하면서 46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거둘 전망이다. 이번에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공모물량은 1844만여주다. 공모가가 4만1000원으로 결정됐는데, 이 가운데 1%가 청약수수료다. 이를 감안한 청약수수료는 총 75억6000만원이다. 업계에서는 청약수수료 중 미래에셋대우가 가져갈 몫이 46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공모주 청약을 할 때 기관투자자에게는 별도로 청약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이번에 청약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전체 수수료의 50%에 가까운 새로운 수입이 발생한 셈이다.

한 증권사 IPO담당 임원은 "IPO주관사 수수료가 지나치게 낮고 상장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인력을 투입하고도 보상을 받을 길이 없었다"며 "청약수수료는 공모주식을 받아가려는 기관투자자가 내기 때문에 추가 부담이 없는 발행사(회사)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IPO의 경우 헐값으로라도 주관사를 따내려는 경쟁이 많다"며 "청약수수료가 부과된다면 증권사도 일정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기관투자자에게는 청약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올 들어 넷마블게임즈, 아이엔지생명, 삼양옵틱스, 제일홀딩스가 기관투자자 청약수수료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은 넷마블게임즈 IPO로 149억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중 46%(68억원)가 청약수수료다. 기관투자자 공모규모가 2조1293억원으로 청약수수료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아이엔지생명 IPO 대표 주관을 맡은 삼성증권 역시 청약 수수료로 쏠쏠한 수익을 챙겼다. 아이엔지생명의 총 공모금액은 1조1055억원이다. 이중 삼성증권이 32.5%를 인수, 인수대가로 35억원을 받았다. 이와 별개로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1675만주 중 삼성증권이 32.5%를 맡았다고 가정할 경우 청약수수료는 18억원이다. 추가 성과수수료를 제외하면 전체 IPO 주관 수익 중 33.3%가 청약수수료에서 발생한 셈이다.

제일홀딩스는 주관사가 청약수수료로 챙긴 수익이 더욱 두둑했다. 전체 물량의 80%를 기관투자자에 배정하면서 그만큼 청약수수료가 컸기 때문이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은 공모주식 수의 60%인 1222만8600주를 인수하며 대가로 26억원을 받았다.

별개로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1630만4800주에서 60% 비중인 978만2800주를 담당했다고 가정할 경우 1%인 청약수수료는 약 21억원으로 인수대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성과수수료를 제외한 전체 IPO 주관 수익의 44.6%를 청약수수료로 받은 셈이다. 이밖에 삼양옵틱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전체 수수료 17억원의 24%(4억원)를 청약수수료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