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2사단 일병 투신 "선임병 구타·가혹행위" 주장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군인권센터는 2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22사단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구타·가혹행위를 당해온 A일병이 전날 국군 수도병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사진=이보라 기자

육군 일병이 선임의 구타·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군인권센터가 주장했다. 소속 부소대장과 면담도 했지만 군 당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20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22사단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구타·가혹행위를 당해온 A일병이 전날 국군 수도병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A일병은 이날 임플란트 치료를 받기 위해 국군 수도병원에 외진을 갔다가 병원 7층 도서관 창문에서 투신했다.

군인권센터는 A일병이 올 4월 해당 부대로 전입 온 후 지속적으로 선임병 3명의 폭언과 욕설, 폭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참다 못한 A일병이 7월 14일 부소대장과 면담에서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며 "사건 전날 '배려병사'로 지정됐지만 (군 당국은) A일병과 가해자들을 분리조차 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려병사로 지정된 A일병은 일반전초(GOP) 투입 인원에서만 빠졌다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는 군 당국이 유족에게 사건 상황을 설명하면서 부대의 관리 책임을 '실수'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유서와 수첩 등 유품은 수사를 이유로 보여주지 않고 사진 촬영도 못하게 한 점 등을 들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센터 관계자는 "A일병을 괴롭힌 선임들만 단죄하고 사법 처리 했다면 A일병이 죽음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군 당국의 미흡한 조치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