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장관 "신고리 5·6호기 영구중단 신중히 검토해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은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형환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난해 국회에서 밝혔듯이 매몰비용과 향후 보상문제, 원전산업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영구중단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장관은 "새 정부에서 신고리 5·6호기 중단을 공약했지만 산업부가 중단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과 문제점을 관련기관과 긴밀히 협의했고 공론화를 거쳐 중단여부를 결정키로 했다"면서 "지난번 국무회의 안건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영구중단이 아니라, 영구중단 여부에 대한 공론화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정부에서 임명돼 퇴임을 얼마 앞둔 장관으로서, 실무적으로 긴밀히 협의된 안건에 대해 개인적 소견을 개진하는 것이 앞으로 이 업무를 계속해야 하는 산업부 사정을 생각할 때 도움이 될까 하는 점을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주 장관은 "에너지산업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엄청난 변화를 겪을 것이기에 규제를 풀어주는 작업은 지속돼야 한다"며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 되는 전력믹스 개편 관련,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면서 원전도 적정규모화 해야 한다는 입장은 이미 밝혔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러한 방향으로 가더라도 그 속도와 강도는 정확한 수요예측을 토대로 전력수급, 요금부담 및 대체자원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 장관은 "전문가와 일반 국민들 사이에 원자력에 관한 생각이 다른 마당에 공론화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며 "이 과정에서 원전 안전문제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 원자력 산업발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정부정책의 신뢰성 등 까지 충분히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자신의 재임 성과로 사상 최장인 19개월간의 수출 감소를 끊고 수출을 플러스 전환한 사례를 가장 먼저 꼽았다. 주 장관은 "취임 첫달 -19.6%라는 수출성적표를 받았을 때 정말 눈앞이 막막했지만 올해 4월 최대 24%까지 늘었고, 올 상반기는 전체적으로 15.4% 증가를 기록했다"며 "수출품목·시장·주체 등 수출구조 혁신에 집중한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는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과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꼽았다. 주 장관은 "구조조정에 관해서는 시장원리에 따라 회생 가능성의 원칙을 지키고자 했다"며 "기업활력법을 제정해 선제적 구조조정의 틀로 확실히 자리잡은 게 큰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산업정책의 틀 마련, 스마트공장을 통한 생산성 향상, 전력 믹스 개선, 에너지신산업 육성,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중미 5개국과의 FTA 타결 등을 꼽았다.

주형환 장관은 산업부 직원들에게 향후 지속적 추진이 필요한 정책과제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우선 산업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황과 트렌드에 대한 분석, 경쟁력 고찰, 틈새시장 발굴 노력, 중견기업의 글로벌화를 지속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으로는 수출구조 혁신 정책 추진을 언급했다. 주 장관은 현재 진행중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상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논의에 한국이 목소리를 내고 적극 임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피해계층의 적응과 훈련, 사회안전망 확충을 주문했다.

이어 글로벌이슈와 논의를 주도할 수 있는 국제적 역량 함양도 당부했다. 주 장관은 산업부의 경쟁자가 세종시 이웃 부처가 아닌, 선진국의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공무원이라며 산업부의 정책 경쟁력을 미국 상무성, USTR(무역대표부)와 견줄 것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