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38.3·59·82'…숫자로 본 트럼프 집권 6개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6개월 맞았다. 백악관은 성과와 업적을 자랑했지만, 트럼프의 국정지지율은 30%대로 7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CNN은 이날 트럼프 집권 6개월을 숫자로 정리했다.


◇국정지지율 38.3%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가 최근 공동 조사한 트럼프의 국정지지율은 36%에 불과했다. ABC뉴스는 미국 대통령의 집권 6개월 지지율로 70년 만에 최저치라고 설명했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대동소이하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40%가 나왔고 미국 몬마우스대가 조사한 지지율은 39%였다. CNN은 여러 조사 결과를 취합한 평균치가 38.3%라고 분석했다.

그나마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지역의 지지율은 50%로 조사됐다.


◇단독 기자회견 딱 1번

지난해 대선 기간에 트럼프는 정기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기자들의 질문도 받았지만, 취임 이후에 혼자 회견에 나선 건 딱 한 번뿐이었다. 이에 비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11차례의 회견을 했다. 같은 기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5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2번 기자들 앞에 섰다.

트럼프는 지지자들과는 적극적으로 만났다. 취임 이후 플로리다를 시작으로 테네시, 켄터키, 펜실베이니아, 아이오와 등 지난해 대선에서 자신에게 승리를 안겨 준 5개 주를 찾아 대선 유세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는 지난 6개월간 모두 16개 주를 방문했는데 이 중 10개 주가 대선에서 승리한 곳이었다.

◇주요 공약 입법 '0'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폐지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적극적인 '사인 공세'를 펼쳤다. 그는 지난 6개월간 42개 법안에 서명했다.

그러나 주요 대선 공약을 입법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1호 입법안'인 트럼프케어 법안이 대표적이다.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대체하기 위한 법안으로 상원에서 공화당 내 분열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세제개혁, 기반시설 투자 등 다른 주요 공약과 관련한 법안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탈퇴한 국제 협정 2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 협정은 그냥 두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뜯어고치는 게 여의치 않으면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CNN은 트럼프의 TPP 탈퇴가 공화·민주 양당 다수의 지지를 얻은 몇 안 되는 결정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가 최근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 데 대해서는 안팎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나를 뽑아준 건 피츠버그 시민이지, 파리 시민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피츠버그는 미국의 쇠락한 철강도시로 한때 짙은 스모그 때문에 '연기의 도시'라고 불렸다.

◇'가짜뉴스' 트윗 82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으로 무려 991개의 게시글(트윗)을 올렸다. 이 중 일자리를 언급한 트윗이 46개였고 22개의 트윗에선 대선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을 거론했다.

'가짜뉴스' 발언으로 주류 언론을 비판한 트윗은 82개나 됐다. 트럼프가 트위터를 즐기는 건 주류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일부 이용자를 차단했다가 반헌법적인 행위라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마크롱과 악수 59초

트럼프의 정상외교에서는 악수가 화제가 됐다. 그는 악수로 호불호를 드러내고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 때는 메르켈의 악수 요청을 외면하는 모양새를 취해 논란을 빚었다.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가 19초 동안이나 손을 놓지 않아 난처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트럼프와 가장 긴 시간 악수를 나눈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지난주 프랑스 파리 방문 마지막 날 마크롱과 샹젤리제 거리를 걸으며 29초간 손을 잡았다. CNN은 두 정상이 6차례 만나 악수한 시간이 총 59초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