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현대·기아차, 3분기도 위기감 고조

현대·기아차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판매 비중이 큰 'G2(미국·중국)'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내부적으론 노사관계가 불안하다. 상반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마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오는 26일, 27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는 올 2분기 현대·기아차의 총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줄어든 2조903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가는 현대차 1조5387억원, 기아차 5516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는데, 기아차는 지난해보다 28.4%나 급감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6.1%, 4%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G2 시장 먹구름…토요타, 신형 '캠리'까지 등장= 현대·기아차의 위기는 떨어진 판매량이 주요 원인이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국내외 판매량은 351만8566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8.7% 줄었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시장이 부진한 탓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8.6% 감소했다. 점유율은 7.6%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연간 기준)이다.


특히 인센티브(할인액)가 6월 기준 3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수익성은 더 악화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이 역성장하면서 제조사간의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주요 모델이 노후화된 현대·기아차로서는 어쩔 수 없이 할인 폭을 키웠다.

또 토요타가 지난 6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신형 ‘캠리’ 생산에 나선 것도 큰 부담이다. ‘캠리’는 지난 15년간 미국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중형 승용차다. ‘쏘나타 뉴 라이즈’나 ‘K5’로 맞서기엔 버거운 상대다.

중국 시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보복 조치 등으로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다. 최근 열린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도 중국 판매 감소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정도다. 문제는 사드 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파업권 가진 노조…기아차 "통상임금 회사 존립 위협"= 판매 부진 속에 노조는 파업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 모두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한 상태다. 여름 휴가 전까지 집중교섭을 한다고 하지만 노사 간의 의견차가 아직 크다.

이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분기 파업으로 인한 큰 피해를 경험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파업으로 인해 3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기아차도 지난해 3분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손실이 6만4000대에 달한다.

특히 기아차는 '통상임금 변수'가 3분기에 있다. 다음달 17일 1심 판결이 내려질 예정인데, 회사 측이 패소할 경우 부담해야할 금액은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차는 이미 경영악화에 빠진 상태에서 통상임금 부담마저 겹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하고 있다.

기아차는 법원에 준비서면을 통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통상임금 소송 패소시 영업이익 적자전환, 유동성 위기 심화,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쟁 도태됨은 물론 기업의 존립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회사가 사실상 승소했지만 기아차는 현대차와 취업규칙이 달라 회사가 다소 불리한 상황"며 "다만 통상임금 산입 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는 부분을 재판부가 감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