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상업용 로봇 서비스 개시..인천공항에 10대 배치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LG전자 안내로봇(왼쪽)이 공항 이용객을 상대로 항공편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른쪽은 청소로봇. /뉴시스

LG전자 (92,200원 ▼600 -0.65%)가 21일 인천국제공항에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을 각각 5대 배치하고 상업용 로봇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월부터 청소로봇 1대와 안내로봇 2대로 공항에서 공개테스트를 진행한 지 5개월만이다.

◇4개 국어 알아듣고 청소도 스스로= 5개월 동안의 공개테스트에서 로봇들은 소음, 장애물, 돌발상황 등 현장 변수에 적응하는 단계를 마치고 이제 공항을 이용하는 일반인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범서비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LG전자는 이르면 연말 로봇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공항 로봇을 시작으로 상업용 로봇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안내로봇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음성인식 기술로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국어를 인식한다. 공항 이용객이 항공편 정보나 탑승구, 편의시설, 매장 등의 위치에 대해 질문하면 공항공사의 중앙서버와 연동해 적절한 답을 찾아 제공한다. 공항 안에선 목적지까지 이 로봇의 길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청소로봇에는 LG전자의 가정용 로봇청소기 기술이 이식됐다. 청소능력과 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기술 등이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 환경에 맞춰 최적화됐다는 설명이다. 이 로봇은 공항에서 청소가 필요한 구역의 지도가 담긴 데이터베이스에서스스로 효율적인 동선을 검색해 청소한다.


이번 서비스는 인천국제공항이 실시하는 스마트공항 서비스의 일환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7월 LG전자와 로봇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청소·안내 로봇 시범 도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보안·경비 업무 등을 담당하는 로봇까지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로봇시대 성큼…일자리의 역설= 로봇 분야 전문가들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공항공사만 해도 로봇 도입이 확대될 경우 환경미화원(775명)이나 경비(1248명)·보안검색(1186명) 등 비정규직 직원들의 일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공사는 다만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했을 당시 정규직 전환을 공언한 만큼 현재 인력을 대체하는 수준을 계획하고 있진 않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도 로봇의 인력 대체 가능성은 점점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애플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의 폭스콘은 지난해 말 중국 현지 공장의 거의 모든 직원을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가 지난해 8월 이후 4700개 매장에 물건 가격을 계산하고 현금을 세는 로봇 캐시를 도입한 뒤 수천명의 직원이 계산대를 떠나 다른 업무를 맡게 됐고 이 중 500명 이상이 퇴사했다.

WEF(세계경제포럼)는 2015~2020년에 일자리 710만개가 로봇의 등장 등 4차 산업혁명 여파로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210만개에 그친다고 봤다.

로봇의 일자리 대체가 기우라는 의견도 있다. 박현섭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로봇이 일자리를 잠식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다양한 시장을 만들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