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테이퍼링 시사…원/달러 환율 1118.2원 마감

전날 소폭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아래로 방향을 돌렸다. 하루 동안 7원 넘게 하락하며 1120원선이 깨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가을부터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에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달러화는 상대적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3원 내린(원화 강세) 1118.2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5월25일(1116.5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저치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1151.1원에 마감한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만에 33원 가까이 내렸다.

역외 달러 약세로 전일대비 4.0원 내린 1121.5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장 내내 1121~1122원대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오후 들어 하락세를 시작한 뒤 장 마감까지 한 시간을 남겨두고 1120원선 아래까지 하락했다.


전날 달러 가치가 하락했고 역외 원/달러 환율도 내렸다. ECB의 금리 동결 결정에도 유로 가치가 상승하면서다.

20일(현지시간)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미래를 올해 가을쯤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테이퍼링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유로 가치가 치솟았고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0.5% 떨어진 94.29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하락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중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과 수입업체 결제(달러 매수) 수요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절상 고시된 위안화 환율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전일대비 0.0049위안 하락한 달러당 6.741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를 0.02% 올린 것이다.

오후 들어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1120원선을 하향 돌파했다. 장 마감 직전 손절 물량이 유입되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주요국 통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변동성을 나타냈다. 전일 대비 유로화 1.2%, 엔화 0.3%, 원화 0.7%, 대만 달러화 0.2%, 태국 바트화 0.6%, 싱가포르 달러화 0.4%,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0.1% 각각 절상됐다. 파운드화는 0.2%, 호주 달러화 0.1% 절하됐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0.4원으로 전일대비 3.26원 하락했다. 원/유로 환율은 1유로당 1303.04원으로 6.97원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