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부 승격에 2.6조 추경 확정…탄력받은 中企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국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이어 22일 추가경정예산안까지 통과시키면서 중소기업 성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관계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이 확정된데다 이번 추경으로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운용하는 부처가 됐기 때문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정부안인 11조1869억원보다 약 1500억원 감액된 11조332억원을 올해 추경안으로 통과시켰다. 이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2조6600억원이 중소기업 관련 예산으로 배분된다.

세부적으로 중소기업모태조합출자(이하 모태펀드)와 중소기업진흥기금(이하 중진기금) 융자에 각각 8000억원이 배정된다. 창업관련 자금 등 일반회계에 4000억원이, 소상공인지원 융자 등 소상공인진흥기금에 66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다만 당초 정부안보다 8000억원이 삭감돼 면밀한 예산집행에 무게를 두게됐다.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1조4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던 모태펀드는 6000억원이 깎였다. 또 1조원이 예정된 중진기금 융자는 2000억원이 삭감됐다.

일각에서는 일부 예산이 삭감된 것을 두고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유래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 중기 추경으로 연내 소진이 어렵다는 관측이 있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예비심사검토보고서를 통해 운용인력 확충 계획이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부실운용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밀어내기 지원'이 나올 경우 부실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었다.

기존 정부안보다 20% 이상 삭감된 금액이지만 여전히 본예산 대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이번 추경으로 중기청 예산은 본예산 8조2000억원보다 31.7%가량 늘어났다. 당초는 41.5%였다. 본예산 포함 중소기업청 예산은 10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중기청 예산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8년만이다.

부처 승격과 추경이라는 두가지 고민이 해소됨에 따라 중기청의 주요 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벤처산업 육성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아젠다를 최전선에서 수행하게 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는 책임도 생겼다. 앞서 국회는 소상공인정책 업무를 국(局) 단위에서 실(室)로 격상시킨바 있다.

중기청은 추경안의 국회 통과를 발판삼아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등 본격적인 기능 수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치형 중기청 기획재정담당관은 "시중은행의 대출강화와 금리인상 압박에서 이번 추경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단비같은 자금이 될 것"이라며 "금액이 다소 깎이긴 했지만 모태펀드 출자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청년들의 기술창업을 지원한다는 시그널을 보여주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 명칭은 이달 말쯤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시행되려면 국무회의를 거쳐 관보에 게시된 이후다. 이를 고려하면 내주 초 초대 장관 후보자 인선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