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의혹' 박기동 사장 사퇴, 公기관장 물갈이 본격화?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사진)이 임기를 5개월여 남겨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새 정부 출범 후 사의를 표명한 공공기관 사장은 4명으로 늘게 됐다. 박근혜정부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본격적인 물갈이가 시작될지 주목된다.

23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박기동 사장은 최근 정부에 사표를 제출하고 자진사퇴했다. 박 사장은 지난 20일 검찰의 압수수색 직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채용비리 의혹 수사를 위해 가스안전공사 본사와 박 사장 관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감사원은 4월부터 내부고발을 받고 공사의 채용 관련 비리 의혹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뒤 최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박 사장은 2015년∼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 합격자 순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사장은 가스안전공사 공채 1기 출신으로 2014년 12월 첫 내부출신 사장으로 취임했다. 기획재정부 2016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장 우수’ 등급을 받는 등 경영성과를 인정받았으나 결국 임기를 5개월여 남겨두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박 사장의 사퇴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물러난 박근혜정부 임명 공공기관 사장은 4명으로 늘었다. 지난 7일에는 ‘친박(친박근혜)’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사표를 냈고, 20일에는 신용선 도로교통공단 사장과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이 각각 사퇴했다.


정부 안팎의 시선은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35개 공기업과 89개 준정부기관 가운데 기관장이 공석인 곳은 모두 12곳(가스안전공사 포함)이다.

여기에 이미 기관장 임기가 끝난 공공기관도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전력기술, 원자력환경공단 등 8곳이다. 올 하반기 중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도 22곳에 달한다.

특히 박근혜정부 ‘낙하산’ 낙인이 찍힌 공공기관장은 임기와 무관한 교체대상으로 거론된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18일 ‘적폐 공공기관장’ 10명을 선정해 정부에 교체를 건의했다.

해당 기관장은 이미 사퇴한 이승훈 사장을 비롯해 홍순만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 유제복 코레일유통 사장, 김정해 석유공사 사장, 김옥이 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서창석 서울대병원 병원장, 방하남 노동연구원 원장, 박희성 동서발전 사장 직무대행(경영관리본부장), 정영훈 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이 헌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다.